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4년 만에 다시 시행됐다. 2022년 부동산 거래 위축과 매물 잠김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했던 한시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서,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파는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10일 관계부처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한시적으로 운영해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전날 종료돼 이날부터 중과 제도가 다시 적용된다.
양도세 중과는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할 때 기본세율 6~45%에 중과세율을 더해 과세하는 제도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각각 가산된다. 지방소득세 10%까지 더하면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최고 실효세율은 82.5%에 달한다.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배제된다. 이에 따라 양도차익이 큰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세 부담이 수억원 단위로 늘어날 수 있다.
실제 6년 전 15억원에 산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25억원에 매도해 양도차익 10억원이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1주택자의 양도세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해 약 3억3300만원 수준이다. 반면 2주택자는 중과와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로 약 5억7400만원, 3주택자는 약 6억8700만원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3주택자의 세 부담은 1주택자보다 2배 이상 커지는 셈이다.
정부는 앞서 2022년 5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해왔다. 당시 최고 82.5%에 달하는 세율이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막고 거래 절벽을 심화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일반세율을 적용해 시장에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였다.
유예 기간 거래 회복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강남3구와 한강벨트 등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다주택자의 자산 가치를 높여준 '부자 감세'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정부는 유예 종료에 따른 시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보완책도 마련했다. 원칙적으로는 전날까지 양도 절차가 완료돼야 중과를 피할 수 있지만,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한 경우 정해진 기한 안에 잔금 지급과 등기 이전을 마치면 중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새로 조정대상지역에 편입된 서울 21개 자치구와 경기 12개 지역은 매매계약일로부터 6개월 이내 양도 절차를 완료해야 한다. 기존 조정대상지역이었던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는 계약일로부터 4개월 이내 양도를 마쳐야 한다.
시장에서는 중과 부활 이후 단기적으로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세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만큼 매도를 미루는 '매물 잠김'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다만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 등으로 투기적 매수세가 제한된 상황이어서 지역별 영향은 엇갈릴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실거주 중심의 부동산 과세 원칙도 강화할 방침이다. 실거주하지 않는 투자용 주택에 대해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줄이거나 폐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통해 "실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용 주택에 대해 오래 소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대폭 깎아줄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주택 수뿐 아니라 실제 거주 여부를 과세의 핵심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이 다시 높아지면서 보유와 매도 전략을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도세 중과 부활이 매물 잠김으로 이어질지, 실거주 중심의 시장 재편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