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방식에 따라 국민의힘 지지율이 엇갈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ARS(자동응답조사)에서는 보수 표심이 결집하는 것 같지만, 조사원이 직접 묻는 전화면접조사에서는 흩어지는 흐름이다.
왜 차이가 날까.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샤이 보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탄핵 정국 이후인 만큼 조사원에게 직접 보수 지지 의사를 밝히기 꺼려하는 현상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반면 일각에선 표본 추출 방식이나 문항 구성 등도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을 주는 만큼, 숨은 보수 표심으로 단정하긴 이르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보수 응답, ARS선 높고 전화면접선 낮은 경향성 반복
ARS와 전화면접 간 결과의 차이는 여론조사꽃이 지난 1~2일 같은 기간 두 방식으로 동시에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 극명히 드러난다.ARS 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 대상)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55.8%, 국민의힘은 27.5%로 나타났다. 그런데 전화면접 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 대상)에서는 민주당 58.7%, 국민의힘 21.6% 순이었다.
민주당은 ARS와 전화면접 모두 50%대 후반이었지만, 국민의힘의 경우 ARS에서 27.5%, 전화면접에서 21.6%로 큰 차이를 보였다. 같은 조사 기관, 같은 조사 기간임에도 보수 정당 지지 응답은 ARS에서 더 높게 잡힌 것이다.
이같은 차이는 지방선거 인식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여론조사꽃이 진행한 조사에서 ARS는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58.5%,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5.5%였다. 양측 격차는 23%p(포인트)였다.
반면 전화면접의 경우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62.0%,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8%였다. 격차는 31.2%p로 ARS 조사보다 더 크게 벌어졌다.
두 기관이 유사한 시기에 진행했지만 방식에 따라 보수 표심만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었다.
엠브레인퍼블릭·코리아리서치가 지난 4~6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더불어민주당 46%, 국민의힘 18%로 집계됐다. 전화면접 방식이었다.
반면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4~5일 실시한 무선 ARS 조사에서는 민주당 46.4%, 국민의힘 29.8%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은 두 조사에서 비슷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ARS 조사에서 10%p 이상 높게 나온 셈이다.
샤이보수? 고관여층 과대표집?
이러한 차이는 전화면접 조사에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지지를 밝히기 꺼리는 경향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ARS 조사는 기계 음성 안내로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비교적 솔직한 응답이 가능하지만, 전화면접 조사는 응답자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에 대한 의견을 드러내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특히 탄핵 정국 이후 보수 진영에 대한 부정적 여론으로 인해 더욱 심화되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ARS에서의 보수 지지율 상승을 '샤이 보수'로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ARS는 특성상 정치적 관심이 높은 유권자만 응답하는 등 고관여층 목소리가 과대표집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사 방법뿐만 아니라 표본 추출 방식·응답률·문항 구성 등도 결과에 영향을 준다. 여론조사꽃의 경우 재질문 방식을 통해 무당층을 줄이고 지지 정당의 선명성을 높이는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여론조사를 참고할 때는 다각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론조사꽃의 ARS조사는 응답률 3.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이고, 전화면접조사는 응답률 11.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이다. NBS는 응답률 19.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미디어토마토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p이다. 유효표번은 8천개 국번별 0000~9999까지 무작위 생성 및 추출로 1038개다.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