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인근 문평근린공원에서 운영돼온 합동분향소가 9일 희생자들에 대한 마지막 인사와 함께 운영을 마쳤다.
지난 3월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공장인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불로 14명의 직원이 숨졌다.
대전시청 1층 로비에서 이전해 합동분향소가 운영된 문평근린공원은 안전공업으로부터 400여m 거리.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하거나 잠깐의 휴식을 갖는 곳이었다.
이번 화재로 유가족들은 아들을, 남편을, 동생을, 아버지, 할아버지, 삼촌을 잃었다.
화재 후 50일이 지났지만 가슴 속 멍은 여전했고 그리움은 더욱 짙어졌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마지막 인사를 건네기 전 합동분향소에는 고인들이 평소 즐기던 피자와 닭강정, 김밥, 떡볶이, 햄버거 등이 올랐다.
유가족들은 드시다 목메지 말라고 고인들에게 레몬맥주와 탄산음료를 올리기도 했다.
가족을 부르는 흐느낌은 점점 애달픈 울음으로, 통곡으로 번졌다.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어린 아들은 아빠를 향해 손을 흔들다 엄마 품에 고개를 파묻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온 노모는 아들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닿지 않자 눈물을 쏟아냈다.
잘못한 것 하나 없는 유가족들의 입에서는 오히려 "미안하다"는 말이 터져 나왔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엄마가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해주지도 못했고, 지켜주지도 못했고, 정말 너무너무 미안해"라고 말했다. "보고 싶고, 만져보고 싶고, 한 번만이라도 안아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과 함께 "잠시 선물처럼 왔다 갔지만, 다음 생애에는 항상 꼭 오래오래 함께하자"고 전했다.
한 고인의 딸은 고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며 "거기에선 아프지 말고 편히 쉬고 계시다가 다음에 우리 다시 만날 때 웃으면서 안아주세요. 그리고 꿈에도 자주 나와주세요. 너무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한 조카는 삼촌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교복을 정성껏 차려입고 나와 그리움을 낭독하기도 했다.
추도사를 낭독한 김한수 행정안전부 재난현장지원관은 "불길과 연기 속에서 미처 빠져나오시지 못하고 가족에게 마지막 인사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하고 떠나신 분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지고 참담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며 위로를 전했다.
이어 "유족 여러분께서 겪고 계실 고통이 어떤 말로도 다 헤아릴 수 없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며, "정부는 애도와 위로의 말씀과 함께 사고 이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과 사후 대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왜 그날 그토록 많은 분들이 빠져나오지 못하셨는지, 현장의 위험은 왜 사전에 충분히 예방되지 못했는지, 제도와 관리와 감독의 빈틈은 없었는지…"라는 낭독이 이어지자 유가족들의 흐느낌은 더욱 커졌다.
신동헌 대전시 시민안전실장도 "대전시는 이번 사고를 결코 잊지 않겠다. 희생자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마음에 새기고 그분들의 삶을 기억하겠다"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을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부디 고인들께서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기원드리며 남겨진 이들의 슬픔 또한 시간이 흐르며 조금이나마 위로받기를 간절히 바란다"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