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메이저리그 하이라이트를 보던 아이가 갑자기 달려왔다.
"아빠, 야구공이 유니폼 안으로 쏙 들어갔어요."
아이는 태어나서 처음 본 장면에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아이가 본 하이라이트는 한국시간으로 4월23일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애슬레틱스전이다.
일단 당시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투수 로건 길버트가 던진 공을 카를로스 코르테스가 받아쳤다. 타구는 투수 쪽으로 향했고, 길버트는 공을 피하지 못했다. 문제는 공이 사라졌다는 것. 공은 길버트의 유니폼 속에서 나왔고, 심판은 곧바로 볼데드를 선언했다.
이후 판정은 코르테스의 안타였다.
"공이 땅에 안 떨어졌으니까 아웃 아닌가요?"
먼저 포구라는 개념에 대해 설명했다. 포구는 야수가 날아가는 타구나 송구를 손 또는 글러브로 확실하게 잡는 행위를 가리킨다. 모자나 프로텍터, 주머니 또는 유니폼의 다른 부분으로 잡은 것은 포구가 아니다. 길버트의 경우 타구가 땅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유니폼으로 공을 잡은 셈이니 포구가 아니다.
아이의 궁금증은 끝나지 않았다.
"그런데 왜 베이스에 있는 주자들이 다 움직이지 않아요?"
코르테스의 안타 판정이 내려진 후 1루 주자는 2루로 진루했지만, 3루 주자는 홈으로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1루 주자의 경우 타자의 안타 판정과 함께 자동 진루. 하지만 3루 주자의 진루 여부는 실제 애슬레틱스도 항의한 부분이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 이 상황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메이저리그 규정에 따르면 타구나 송구가 선수나 코치의 유니폼 안으로 들어가면 볼데드가 되고, 이후 주자 배치는 심판의 재량에 따른다는 내용이다.
애슬레틱스의 마크 콧세이 감독도 "3루 주자가 득점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공이 내야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주자는 반드시 진루할 필요는 없다. 운이다. 30년 야구 인생에서 이런 장면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조금은 복잡한 규칙에 아이는 "어렵네요"라면서 고개를 저으면서도 "결론은 글러브와 손으로만 잡아야 인정된다는 거죠?"라고 딱 핵심을 짚었다.
아이가 자리를 뜬 뒤 문득 로버트의 성적이 궁금했다. 어쨌든 타구를 맞았기 때문이다. 로버트는 4이닝 3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로버트는 "얼굴로 날아오는 줄 알았다. 더 크게 다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약간의 통증 정도였다. 너무 순식간이라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몰랐다. 처음에는 아웃이라고, 운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