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스 쇼크' 현실화…AI·양자 시대 국가 보안망 뜯어고친다

앤트로픽 정책 총괄 11일 방한…과기부와 AI 보안 대응 논의
AI 보안 특화 모델·제로트러스트·양자보안 체계 구축 착수
통신·금융·국방·우주 등 5대 분야 PQC 시범전환 확대
양자암호통신망 전국·해외·차세대 기술 실증으로 확장 추진

연합뉴스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찾아내고, 양자컴퓨팅이 기존 암호체계를 흔드는 시대가 현실화하면서 국가 보안망 재편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 대응도 단순한 '사고 이후 대응'을 넘어 통신·금융·교통·국방·우주 등 핵심 인프라의 암호체계와 통신망을 선제적으로 바꾸는 방향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앤트로픽 고위 인사 방한…'미토스' 대응 논의

10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마이클 셀리토 앤트로픽 글로벌 정책 총괄은 오는 11일 서울 모처에서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과 만나 AI 관련 주요 현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면담은 앤트로픽 측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셀리토 총괄은 앤트로픽의 글로벌 정책과 대외 협력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사이버보안 정책을 담당했고,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 부소장을 지냈다.
 
양측은 이번 면담에서 앤트로픽의 차세대 자율형 AI 에이전트 '미토스'를 중심으로 보안 대응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미토스는 대규모 취약점 탐지·분석 역량을 갖춘 AI 모델로, 보안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공격 자동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앤트로픽은 위험 관리를 위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주요 빅테크와 함께 '프로젝트 글래스윙'을 구성하고, 미토스 접근 권한을 제한적으로 개방해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참여 기업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 면담에서 국내 기업의 글래스윙 참여 가능성을 타진하고, 글로벌 AI 보안 협력 체계에 국내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금융·국방까지…양자내성암호 전환 확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교보빌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열린 '빅테크 AI기업 사이버보안 프로젝트 관련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AI 보안 논의와 맞물려 양자보안 전환도 본격화하고 있다. 과기부는 지난 6일 양자컴퓨팅 발전에 따른 기존 암호체계 무력화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주요 인프라를 대상으로 한 양자내성암호(PQC) 시범 전환 지원을 확대하고, 국가 암호체계 전환을 뒷받침할 핵심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올해 PQC 시범 전환 대상은 통신·금융·교통·국방·우주 등 5개 핵심 분야로 확대된다. 통신 분야에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운영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망(KREONET)에 PQC를 적용하고, 금융 분야에서는 하나카드의 카드 결제 인프라 전반을 PQC 체계로 시범 전환한다.

교통 분야에서는 판교제로시티의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에 PQC를 도입하고, 국방 분야에서는 국방부 스마트 부대 통합플랫폼을 대상으로 드론 등 단말부터 서버까지 전 구간 암호화를 추진한다. 우주 분야에서는 인공위성 통신 인프라 암호체계를 PQC로 전환할 계획이다.

과기부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범국가 PQC 전환 핵심 기술 개발 사업도 추진한다. 암호 자산 탐지부터 자동 전환·운영 모니터링까지 통합 관리하는 자율 전환 플랫폼과 초경량 하드웨어용 PQC 최적화 기술, PQC 암호모듈 검증 기술, PQC와 양자암호통신(QKD)을 결합한 원천 기술 등이 주요 과제다.

임정규 과기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이번 5대 분야 시범 전환을 통해 PQC 전환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2030년까지 PQC 전주기 기술 자립을 완성해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 수준의 양자보안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AI·양자 시대 보안전…선제 방어체계로 전환

양자암호통신 실증 인프라도 확대된다. 과기부는 지난 6일 개방형 양자 테스트베드 고도화·확산 사업 공모를 시작하고, 기존 서울~판교~대전 구간에 구축된 양자암호통신망을 전국 규모와 해외 연동, 차세대 기술 실증 체계로 확대하기로 했다.

공모 분야는 상용 거점과 해외 거점, 미래 거점 등 3개 구간이다. 상용 거점은 실제 통신망 환경에서 양자암호통신 서비스를 실증하고, 해외 거점은 해외 양자 테스트베드와 연계한 국제 구간을 구축한다. 미래 거점은 위성·무선 QKD와 양자얽힘 통신 등 차세대 양자통신 기술 실증 환경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미토스 논란이 AI 기반 취약점 탐지와 공격 자동화 가능성을 부각했다면, 양자컴퓨팅은 기존 공개키 암호체계의 장기 신뢰성을 흔들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보안 위협이 개별 해킹 사고를 넘어 AI 모델과 암호 알고리즘, 통신 인프라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AI 보안 협력과 양자보안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사고 발생 이후 대응하는 방식만으로는 AI·양자 시대 보안 위협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국가 연구망과 결제 인프라, 자율주행 교통망, 군 통신, 위성 네트워크까지 보안 체계를 선제적으로 바꾸는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은 "우리 사회 정보보호 패러다임도 이제 AI 기반 보안으로 대전환을 더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 AI 보안 특화 모델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사회 전 분야에 제로트러스트 철학을 확산하고 양자보안 등 원천적 방어체계를 확립하는 대응 방안을 전문가들과 함께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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