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 늦게 샀더니 1억원 차이"…순천 신축 아파트 할인분양 갈등

시행사, 미분양 해소 위해 단계별 할인·프로모션 진행
기존 계약자들 "대출 막혀 입주도 못 해" 반발

순천의 한 신축아파트 벽면에 붙여 있는 호소문. 박사라 기자

전남 순천의 한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에서 할인 분양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계약한 입주 예정자들은 "몇 달 차이로 수천만 원 격차가 발생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2024년 12월 분양을 시작해 지난해 7월 준공됐다. 하지만 준공 이후에도 미분양이 이어지자 시행사는 계약자 지원과 할인 분양 등 단계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우선 일부 계약자를 대상으로 분양가의 10% 상당을 지원하는 이른바 '1차 프로모션'이 이뤄졌다.

이후 시행사는 올해 2월부터 추가 할인 분양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기존 계약자가 신규 계약자를 소개할 경우 같은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도 운영됐고, 일부 세대는 할인 혜택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초기 계약자 가운데 상당수는 이 같은 지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과 층, 위치 등에 따라 할인 폭은 달랐지만 일부 세대는 최대 9천만 원 수준의 혜택이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단지 안에서도 계약 시점에 따라 분양 조건 차이가 크게 벌어진 셈이다.

할인분양에 반발하는 입주 예정자들이 단지 내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비대위 제공

현재 기존 계약자 26세대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시행사와 시공사, 대주단 측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단지 곳곳에는 관련 현수막도 게시된 상태다.

비대위 측은 할인 분양 이후 단지 시세와 담보가치가 낮아지면서 잔금 대출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권이 할인 분양 가격을 기준으로 담보가치를 다시 평가하면서 일부 세대는 대출 한도가 줄어 입주가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 70대 노부부 세대는 대출 한도 축소로 입주가 지연되고 있으며, 일부 세대는 중도금 이자 부담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은 기존 계약자들이 최초 분양가 기준으로 취득세를 납부한 반면 이후 할인 분양 세대는 낮아진 분양가를 기준으로 취득세를 부담하면서 세금 부담에서도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대혁 비대위 대표는 "기존 계약자들이 현재 진행 중인 할인 수준을 그대로 적용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며 "최초 계약 당시 약속됐던 1차 프로모션 이행과 함께 기존 계약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현재 단지 내에서 매주 주말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또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국민신문고 민원 제기와 대주단 면담 추진 등 대응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반면 시행사 측은 PF 대출 구조상 채무 이행이 우선인 데다 투자비 손실까지 발생한 상황이어서 비대위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순천시는 설명했다.

시는 시행사와 입주 예정자 간 협의를 중재하고 있다. 지난 2월과 3월 두 차례 협의 자리를 마련했지만 아직 뚜렷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앞서 지난해 광양시의 한 아파트에서도 할인 분양을 둘러싸고 기존 입주민과 신규 계약자 간 갈등이 빚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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