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반대로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등을 담은 개헌안 처리가 암초를 만난 가운데 시민들은 관련 전시를 찾아보며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고 있었다.
8일 오전 광주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 전시실.
'오월, 헌법의 문장이 되다' 전시가 한창인 이곳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 전시는 5·18 민주화운동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의 뿌리임을 환기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는 헌법 전문의 의미가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밝히는 선언임을 설명한 뒤 헌법 개정의 역사를 짚어본다. 이어 5·18 정신이 왜 헌법 전문에 수록되어야 하는지를 강조하는 전시가 이어진다.
전시실을 둘러본 시민들은 5·18 정신 수록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한목소리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가 전시실에 들른 부산에 사는 김모(28)씨는 "5·18을 빼놓고는 우리 나라의 역사를 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만든 5·18이므로 헌법 전문에 수록될 만하다"고 말했다.
7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에 집단 불참해 개헌안 표결이 불성립된 것에 대해 김 씨는 "국민의힘이 5·18 정신 수록에 대해서 찬성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 의아했다"면서 "정치적인 이유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며 유감을 표했다.
광주 서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최건우(30)씨는 "1980년 5월 전두환의 비상계엄 확대와 지난 2024년 윤석열의 불법 계엄 선포를 함께 되돌아보니 섬뜩하다"면서 "헌법 전문에 5·18을 반드시 수록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의 개헌 추진 방식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김덕기(49)씨는 "국민의힘이 아예 참석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애초에 더불어민주당도 개헌 의지가 컸던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야당과의 최소한의 협치 없이 밀어붙이기만 하니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모(66·여)씨는 "내용 자체를 떠나 지금 개헌이 시급한 상황인가 생각해 보면 잘 모르겠다"면서 "개헌을 위해 거쳐야 할 과정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그 전에 민주당이 다른 정당과 협의를 잘 거쳤어야 하는 것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한 차례 부결된 개헌안을 또 상정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이번 표결에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예고하는 등 당론 반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처리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