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에게 이같이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검찰은 조 회장을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겼지만, 법원에서 최종 인정된 횡령·배임 액수는 약 20억원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법인카드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거나 회사 운전기사에게 배우자 수행 업무를 맡기고, 계열사 명의로 차량을 구입·리스하는 등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1·2심은 한국타이어가 2014년 2월~2017년 12월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약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사들이면서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해 자사에 131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무죄로 봤다. 한국타이어의 타이어 몰드 가격 책정 방식이 MKT에 유리하게 왜곡됐다거나 제조원가를 과다계상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MKT는 한국타이어와 조 회장, 그의 형 등이 대부분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MKT 자금 50억원을 빌려준 혐의에 대해선 1심은 유죄를 인정했으나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2심은 "원심은 하루 만에 의사결정을 해 충분한 사전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고 봤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절차적 하자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 회장 본인 또는 지인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한국타이어 계열사들의 법인카드 대금을 회삿돈으로 대납해 5억8천만원의 이익을 얻은 혐의, 한국타이어 운전기사에게 자신의 배우자 전속 수행 업무를 맡겨 4억3천만원의 이익을 본 혐의는 1·2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다.
계열사 임원 박모씨와 공모해 개인적으로 사용할 차량 5대를 한국타이어 계열사 명의로 구입·리스해 5억1천만원과 차량 사용이익을 얻고, 개인적인 이사비용과 가구비용을 한국타이어 자금으로 지급해 2억6천만원을 횡령한 혐의 등도 모두 유죄로 판단됐다.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조 회장은 2심에서 징역 2년으로 감형됐다. 2심은 "조 회장은 본인 그룹 외에 다른 회사에도 우월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절차를 무시하고 부정한 이익을 추구한 것이 분명하다"며 "기업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높은 준법의식을 고려할 때 조 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인한 위험이 있다 하더라도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것은 기업 문화 개선에 부적절하다"고 짚었다.
조 회장 측과 검사 모두 불복했지만 대법원은 2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계열사 임원 박씨는 배임을 공모하고 한국타이어 운전기사에게 증거 차량 일부를 은닉하도록 교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행위자와 법인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으로 기소된 한국타이어 법인에는 무죄가 확정됐다.
이날 선고는 검찰이 2023년 3월 조 회장을 구속기소한 뒤 3년 1개월여 만에 나왔다.
조 회장에 대한 수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2022년 11월 한국타이어 법인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조 회장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3610억원이 넘는 채무를 지게 됐고, 매년 대출 원리금 상환 등에 약 400억원 이상이 들어가자 회삿돈을 유용하기 시작했다고 봤다. 조 회장은 1심에서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 구속됐고 이후 구속 상태로 재판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