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수출 이원화 체계에 따른 한전과 한수원의 갈등과 비효율이 극심해 원전수출체계 일원화 등 근본적인 대책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감사원의 지적이 나왔다.
원전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영평가 지표에 협력 항목을 반영할 것을 제기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7일 이런 내용을 포함하는 '한국수력원자력 정기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6년 한전과 한수원 이원화 정책을 수립하면서 양측의 협력강화를 위해 기관 간 양해각서 체결과 원전수출협의회 운영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2025년 12월까지 양해각서 체결은 되지 않았고, 양측은 협의회를 열고서도 협력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를 하지 않았다.
공운법상 정부와 모회사인 한전의 개입이 구조적으로 제한되어 이견조율에 한계도 있었다.
이에 각종 원전사업에서 양측의 협력이 미흡해 입찰 및 협상 과정에서 각종 비효율이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사우디 원전 수출 사업의 경우 한수원이 공동 주계약자 지위를 요구하는 과정에 이견이 발생해 지난 2022년 4월부터 인력·기술 지원 등 협력에 차질이 빚어졌다.
또 한전은 한수원이 체코 사업을 추진할 때 UAE 사업비 등 정보 공유를 거부했고, 한수원은 한전의 UAE 사업 관련 파견 인력을 일방적으로 대규모 철수하고 사우디 사업에선 기술·인력 제공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UAE 사업 관련해서는 약 1조4천억 원의 추가 공사비 부담 문제를 두고 양 기관이 국제분쟁까지 벌이고 373억 원의 분쟁비용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한전과 한수원간의 기능 분담형조정, 한전 또는 한수원 중심의 일원화, 별도의 원전수출 전담기관 설립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한 검토 필요성을 지적했다.
국가 차원의 역량이 투입되는 원전수출의 성격을 고려해 정부와 모회사인 한전이 한수원의 원전수출 관련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운법상 예외를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산업통상부 장관에 "원전수출 이원화 체계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완화하고 원전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경영평가 지표에 협력 항목을 반영하는 등 개선방안을 우선 추진하는 한편, 원전수출체계 일원화 등 근본적인 개선방안도 적극적으로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아울러 한수원은 지난 2020년 미국 육상풍력발전사업 투자 과정에서 이사회 의결 없이 자회사 채무보증을 제공하고, 이런 채무보증이 이사회의 추가 의결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회수하지 못한 구상금이 144억 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한수원에 "이사회 심의 및 의결 없이 자회사에 대한 채무보증을 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고, 관련자 2명에게는 주의"를 요구했다.
한편 감사원은 한수원이 직원 및 직원 가족의 휴양시설 이용을 '교육훈련'으로 처리하고 경비 23억원을 부당 집행한 사실도 적발했다.
한수원은 속초와 수안보, 제주의 생활연수원을 휴양시설로 제공하면서, 시설을 이용한 직원의 근태 및 경비를 교육훈련 항목으로 처리하도록 내규를 운영했다.
이에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직원 2400명의 시설이용 기간 7125일을 '교육'으로 처리하고, 경비 23억 원을 교육훈련비 및 지급수수료 예산으로 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