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 축구팀 내고향축구단이 한국 땅을 밟는다. 역대 북한 축구팀의 방한 사례가 다시금 주목받는 가운데, 국가대표가 아닌 여자 클럽팀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일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내고향축구단이 2025~2026시즌 AFC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4강 참가를 확정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4일 밝혔다. AWCL은 전 세계적인 여자축구 활성화 흐름에 발맞춰 지난해 AFC가 야심 차게 출범시킨 대회다.
축구협회는 이번 대회 준결승과 결승을 수원에서 개최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해 왔으며, 지난 3월 말 AFC로부터 최종 개최 확정 공문을 수령했다. 이로써 2019년 AWCL의 전신인 파일럿 토너먼트(용인 개최) 이후 7년 만에 아시아 여자 클럽 최강자를 가리는 무대가 국내에 마련됐다. 한국의 WK리그 수원FC 위민은 4강에 진출하며 안방에서 경기를 치르는 이점을 안게 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북한 내고향의 방한이다. 내고향은 8강에서 호찌민 시티 위민(베트남)을 3-0으로 완파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개최지 발표 당시만 해도 북한 팀의 방한 여부에 불확실성이 따랐으나, 내고향이 한국행을 최종 확정하면서 국내에서 북한 클럽팀과 맞대결을 펼치는 이례적인 상황이 성사됐다. 양 팀의 준결승전은 오는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분단 이후 남북 스포츠 교류는 늘 순탄치 않았다. 1964년 도쿄 올림픽부터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까지 수차례 단일팀 협상이 이어졌으나 결실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꼬를 튼 것은 1990년 말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열린 통일축구대회였다. 당시 10월 23일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2차전은 분단 이후 최초의 직접 교류로 기록됐다.
이후 2002년 남북 통일축구경기, 2005년 8.15 민족대축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등을 통해 남녀 대표팀 간의 경기가 한국에서 치러졌다. 클럽팀의 경우 2018년 강원에서 열린 제5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대회에 북한 4.25 체육단 소속 유스팀이 참가한 사례가 있다. 그리고 2026년, 성인 여자 클럽팀으로는 최초로 내고향이 방한하게 됐다.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의 맞대결은 이번이 두 번째다. 두 팀은 지난해 11월 미얀마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사상 첫 남북 클럽 대항전을 펼친 바 있다. 당시에는 내고향이 3-0 완승을 거뒀다. 결승 티켓이 걸린 이번 재대결에서 수원FC 위민이 설욕에 성공할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한편, 이번 대회 결승전은 23일에 열리며 반대편 4강 대진에서는 도쿄 베르디(일본)와 멜버른 시티(호주)가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