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봄, 온 국민을 숨죽이게 했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역사적 대국이 연극 무대 위에서 재현된다. 인간의 직관과 기계의 알고리즘이 충돌했던 그 뜨거웠던 기록이 예술적 퍼포먼스로 탈바꿈해 관객을 찾는다.
부산시와 부산국제연극제조직위원회는 오는 9일부터 17일까지 아홉 권역의 공연장에서 '제23회 부산국제연극제(BIPAF)'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의 슬로건은 '차이와 반복(Difference & Repetition)'이다. 서로 다른 문화적 언어가 섞이며 만들어내는 예술적 변주를 통해 현대 공연예술의 흐름을 짚어보겠다는 취지다.
축제의 포문을 여는 개막작은 폴란드 극단 '스튜디오 테아트르갈레리아'의 <알파고_리: 희생의 이론>이다. 아시아 초연으로 소개되는 이 작품은 단순한 대국 재현을 넘어 영상과 디지털 이미지를 결합한 실험적 무대를 선보인다.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시대, 인간의 '판단'과 '희생'이 갖는 본질적인 의미를 집요하게 묻는다.
폐막작으로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극장과 국립무용단이 협업한 <메리 고 라운드(MERRY-GO-ROUND)>가 무대에 오른다. 사랑과 공동체의 질서를 산문과 음악, 무용으로 풀어낸 서정적 극작품으로, 유럽 공연계의 거장 아틸라 비드냔스키가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올해 연극제는 극장 안팎의 경계를 허무는 데 주력했다. 신진 예술가를 발굴하는 '비파프 루키즈'와 부산 연극의 해외 진출을 돕는 '케이-스테이지(K-Stage)'가 내실을 기하는 한편, 야외 광장에서는 거리공연인 '다이내믹 스트릿'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10분 연극제'가 열려 축제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조유장 부산시 문화국장은 "이번 연극제가 부산 연극이 세계로 나아가는 가교가 되길 바란다"며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연극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공연 예매는 예스24, 인터파크, 영화의전당 누리집에서 가능하며, 상세 일정은 부산국제연극제 공식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