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오는 9일 종료되고 10일부터 중과세가 재개된다. 표면적으로는 4년간 이어진 '한시 조치' 종료지만, 부동산 시장 안팎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세율 복원을 넘어 부동산 과세 방향 전환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과세 재개…다주택자 세 부담 확대
4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직접적인 세 부담 변화가 발생한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매도하는 다주택자는 기본세율(6~45%)에 더해 2주택자는 20%p,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p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지방소득세(10%)까지 포함하면 실효세율은 82.5%까지 크게 높아지면서 매도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정부는 제도 종료에 따른 거래 위축을 완화하기 위해 일부 보완 장치도 마련했다. 오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완료한 경우, 실제 잔금 지급과 등기 등 양도 절차는 지역에 따라 최대 9월 또는 11월까지 마무리하면 중과세를 적용받지 않는다.
10·15 대책 이전부터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던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한 뒤 허가를 받고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9월 9일까지 잔금 지급과 등기 등 양도 절차를 완료하면 양도세 중과가 면제된다.
이후 추가 지정된 서울의 나머지 21개 자치구와 경기 12개 지역에서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한 뒤 11월 9일까지 양도 절차를 마치면 양도세를 중과받지 않는다. 이는 갑작스러운 세 부담 증가로 거래가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장특공제 손질…실거주 중심 전환 논의
이러한 단기 조치보다 더 주목되는 대목은 중장기 세제 개편 방향이다. 정부는 주택시장 정상화와 투기 억제를 목표로 부동산 세제 전반을 재검토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양도소득세 장기보유 특별공제(장특공제)가 거론된다.
현행 장특공제는 보유 기간이 길수록 세 부담을 낮춰주는 구조다. 3년 이상 보유한 부동산을 팔아 얻은 차익에 과세할 때 보유 기간에 따라 6~30%를 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거주 주택을 15년 이상 보유했다가 팔면 양도차익의 30%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1가구 1주택 양도차익의 경우에는 보유 기간에 따라 차익의 12~40%와 거주 기간(2년 이상)에 따라 8~40%를 합산 공제하도록 하고 있다. 보유·거주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80%까지 양도차익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문제는 실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장기간 보유만으로도 상당한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비거주 주택에 대한 공제를 축소하고 실거주 중심으로 혜택을 재편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실제로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폐지하고 일정 한도의 세액공제로 전환하거나, 거주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도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단순히 세율을 조정하는 차원을 넘어 부동산 보유에 대한 과세 기준 자체를 손질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세제 강화에도 시장 반응은 엇갈려
다만 정책 방향과 별개로 단기적인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양도세 중과유예 폐지는 다주택자 보유주택에 대한 것"이라며 "1주택자나 갈아타기 수요 등은 기존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상승폭이나 시기는 지역별 가격대별로 다를 수는 있지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한 가격 흐름은 상승세가 이어질 여지가 크다"며 "올해 초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 매물 증가 역시 계절적 요인과 맞물린 결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상 봄 이사철을 앞두고 매물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기대만으로 시장 변화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과거 정부 때부터 상당기간 다주택자 규제가 지속되어 온 것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전세매물 감소 등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다주택자 규제에 대해서는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양도세 중과 재개는 '거래 시점'에 대한 규제 강화인 동시에, 향후 '보유 방식'까지 겨냥한 정책 흐름의 출발점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과거처럼 장기간 보유를 통해 세 부담을 줄이는 전략이 점차 어려워지고, 실제 거주 여부가 세 부담을 좌우하는 구조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양도세 중과유예 폐지를 시작으로 장특공제 등 부동산 세제와 관련한 개편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다만, 정부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