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의혹 수사 지휘부 교체에 이어 수사팀장 자리까지 일정기간 공백이 생기면서 경찰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찰이 대규모 전담수사팀을 꾸리며 착수한 유력 정치인 수사가 결과를 내지 못하고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총경(승진자) 30명을 이날 치안지도관으로 발령했다. 이들 중에는 8개월 가까이 무소속 김병기 의원 관련 의혹을 수사하던 서울경찰청 고태완 공공범죄수사1계장도 포함됐다.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경정급 보직 발령 인사가 나기 전까지 김병기 수사팀의 일선 간부 자리가 공석이 되는 셈이다.
앞서 지난달 17일 경무관 인사 때는 김 의원 수사팀 지휘부가 교체됐다. 김 의원 수사를 총괄하던 서울청 수사부장이 최종상 경무관에서 오승진 경무관으로 바뀌면서다. 공석이던 서울청 광역수사단장에 박찬우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장이 부임했다.
지난해 9월 시작된 김 의원 수사 지휘라인이 2~3번씩 바뀌게 된 셈이다. 통상 지휘부가 교체되면 수사팀은 주요 수사기록을 검토하고 주요 법리와 쟁점, 인적·물적 증거 등을 보고한다. 이 과정에서 새 지휘부의 조언을 듣고 수사 실무에 적용하면서 물리적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점도 김 의원 관련 수사가 길어질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선거가 코앞인 상황에서 김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거나 송치·불송치를 결정하는 것이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다. 김 의원은 현재 무소속이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 원내대표까지 지낸 3선 중진 의원이다.
현재까지 김 의원은 경찰에 7차례 피의자로 출석했다. 지휘부에 이어 실무 라인까지 승진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관련 수사가 늘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추가 소환도 배제하긴 어렵다. 박정보 서울청장은 지난달 20일 간담회에서 "(13개 의혹 중) 먼저 수사가 마무리된 혐의에 대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는데 생각지 못하게 시간이 늘어지고 있다"면서 "일부 혐의는 법리 검토하고 있고 수사할 사안이 또 나올 수 있다. 머지않은 시일 내에 결론을 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4년 말 시작한 하이브 방시혁 의장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수사는 수개월째 법리 검토 단계에 머물렀었다. 최근 방 의장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이 지난달 24일 검찰에서 꺾인지 10여일이 지났지만 경찰은 여전히 처리 방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