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도 살아보고 저렇게도 살아보고 이 말에도 맞춰 보고 저 말에도 맞춰 봤는데 답은 없어요 / 내가 과정에도 집중하고 결론에도 집중하고 이 얘기도 따라가고 저 얘기도 따라갔는데 답이 없어요 /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말들이 모이면 아무 말도 안 되기도 한다는 걸 알았어요" ('말말말' 중)
또렷한 발음으로 쏘아대듯 몰아치는 신곡 '말말말'의 도입부 가사는 동명의 새 미니앨범을 만들 때 자두가 생각했던 바와 같았다. 불화했던 과거의 나와 화해하기 위해 JTBC '싱어게인4'에 나온 후부터 '가수'라는 본업으로 돌아올 준비를 했던 그 역시 수많은 말을 들었다. 어떤 음악을 들려줘야 한다,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 등 넘치는 말 속에서 결국 기준을 잡아야 하는 건 자두의 몫이었다.
앨범 전반의 기획과 프로듀싱을 주도하며 수록곡 전 곡을 단독 작사했다. 듀오 '마음전파상'으로 활동한 피아니스트 오화평은 이번 앨범 음악 프로듀서로서 자두와 같이 전 곡을 작곡했다. '싱어송라이터' 면모를 발휘한 자두는 "'이게 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고 어헤드'(Go ahead) '리모콘' '말말말' '골라잡아' '사슴'까지 총 5곡을 실은 '말말말'이 지난달 27일 세상에 나왔다.
CBS노컷뉴스는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갤러리에서 가수 자두를 만나 새 미니앨범 '말말말'을 제작한 과정을 들었다. 첫 번째 편에서는 타이틀곡 '말말말'을 포함한 '음악'에 집중한다.
처음에는 갈피를 잡지 못해 막막했지만, 다행히 올해 초부터 곡을 써 나가기 시작해 10곡을 모았다. "이건 자두밖에 못 불러"라고 할 만한, "자두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라는 기준을 가지고 5곡을 엄선했다. 강두와 짝을 이룬 듀오 '더 자두' 시절에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사로 사랑받았던 자두는 본인 음악에서도 '가사'를 "항상 우선"으로 둔다고 밝혔다.
가사부터 쓰고 거기에 맞춰 음을 붙인 음성 메모가 한 400개 된다고 털어놓은 자두. 그는 "그때그때 해 놓고 (이걸) 어떻게 조합할지, 확장할지를 나중에 정한다"라며 "해소인지, 해갈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 얘기를 하고 싶어'라는 게 사운드보다 더 먼저였던 것 같다. (한 곡에) 시사성을 넣었으면 여기서는 풀어주고 따뜻하게 하는 식으로 구성했다"라고 말했다.
'고 어헤드'와 '라이트 나우'(right now)라는 가사가 들어간 첫 곡 '고 어헤드'를 빼면, 자두의 '말말말' 앨범 수록곡은 전부 한국어로만 돼 있다. "자두라는 가수는 한국형 가수라고 생각한다"라고 운을 뗀 자두는 "(음악이) 정말 가요다. 팝 록이라고도 하고, 코리안 포크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창법도 한국어에 가장 특화된 가수"라고 바라봤다.
타이틀곡 '말말말'은 앨범의 중심을 잡는다. '무엇을 듣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밴드 사운드 곡이다. "예쁜 곡도, 정제된 곡도, 계산된 곡도 아니고, 단순하게 화를 내는 곡이 아니에요. 답이 없다며 염세로 끝나는 곡도 아니고요."
자두는 말이 가진 다양한 성질을 노랫말로 썼다. "공손하고 유려하다고 좋은 말도 아니고 매끄럽고 다정하다고 좋은 말도 아니었다"라는 생각은 "공손하고 유려한 거짓말 / 매끄럽고 다정한 허튼말" "위풍당당 세련된 거짓말 / 바보 같고 탈 없는 혼잣말" 같은 가사로 담겼다.
"대중성이 있을지, 성공할지 안 할지, 사람들이 좋아할지보다 '나는 이 얘길 하고 싶어' 했었죠. 휘둘리지 않고 내가 가진 나의 다정함과 기준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했어요.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그런 하나라도 단단한 다짐을 할 수 있으면 했어요. '말'에 시달리는 분들에게 어떤 해소가 됐으면 좋겠어요."
전자 기타음으로 시작하는 '말말말'은 댄서들과 같이하는 퍼포먼스가 있다. 일반적인 방송 안무는 아니다. "사운드부터 강렬하지 않나"라고 한 자두는 "퍼포먼스를 뺄 수 없는 곡이라 굉장히 에너지 있게 채우려고 했다. 무대에서 제가 가져가고 싶은 그림이 있었다. 무대를 봐야지 해소된다고 할까? 안무도 유쾌하다. 위트 없는 걸 제가 힘들어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스스로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는지 궁금했다. 그러자 자두는 "아이들은 저를 '웃긴 이모'로 보고 까르르 까르르 웃곤 한다"라며 "성향 자체가 웃기고 가볍고 키치하고 약간 B급이다. '무해하다' '기분 좋다'처럼 제게 붙는 수식어나 카테고리를 놓치고 싶지는 않다"라고 강조했다.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가 '말'이었기에 당연히 자두는 '말말말'을 타이틀곡으로 염두에 두었다. 복병이 있었다. 지금의 남편을 떠올리며 '내가 어떻게 당신 같은 사람을 만났을까' 하며 "굉장히 벅찬 감정으로 만든" 1번 트랙 '고 어헤드' 반응이 좋았다. 두 곡을 향한 선호가 갈리는 기준은 '나이'였다. 노래를 들려줬을 때 20대는 '고 어헤드'가 타이틀감이라고 입을 모았다. 선공개라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올 정도였다.
"어린 친구들은 ('고 어헤드'를) 100이면 100 다 좋아했다"라고 한 자두는 "제 입장에서는 고맙다. 이걸 타이틀곡으로 쓴 게 아닌데 좋다고 해 주니까"라고 밝혔다. 하지만 '말말말'이 타이틀곡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굳건했다. 그는 "사운드를 만들고 퍼포먼스를 생각했을 때 타이틀은 '말말말'이었다. 앨범명도 '말말말'이고, 결국 '말말말'로 귀결되는 게 맞았다. 내 서사를 풀어내는 앨범이어서 더더욱"이라고 부연했다.
'너를 리모콘만큼 사랑해 / 버튼을 누르는 수만큼 사랑해'라고 노래하는 두 번째 곡 '리모콘'은 제목을 뭐로 할지 상당히 고민한 곡이었다. '골라잡아'에 관해 자두는 "제목은 쉽게 썼지만 결국은 오늘의 기분을 '골라잡아'라는 거다. 내 선택, 내가 추구하는 바를 담았다"라고 소개했다.
'사슴'을 두고는 "산등성이에 서 있는 사슴은 미끄러지지도 비뚤어지지도 않는다. 저한테는 사슴이 약한 이미지가 아니라 강인한 힘을 가진 존재"라며 "삶은 가파르고 내가 미끄러질 수도 있겠지만 비뚤어지지 않겠다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자두는 신곡 '말말말'로 음악방송 활동도 한다. 5월의 첫날이었던 1일 방송한 KBS2 '뮤직뱅크'에서 '말말말' 무대를 공개한 바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