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김도영의 방망이가 4월이 지나기도 전에 벌써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김도영은 지난 2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연장 10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비거리 125m짜리 대형 솔로포를 터뜨리며 팀의 9-4 승리를 견인했다. 자신의 시즌 10호 아치이자, 리그 전체에서 가장 먼저 두 자릿수 홈런에 도달했다.
이러한 김도영의 행보는 당초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는 변화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2024시즌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감을 뽐내며 38홈런-40도루를 기록한 그는 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지난해 겪은 세 차례의 햄스트링 부상이 스타일 변화의 결정적 기점이 됐다. 도루에 대한 신체적·심리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팀 전력의 구성 변화 역시 김도영의 '거포화'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 해결사 최형우의 이적과 거포 자원인 위즈덤의 재계약 불발로 생긴 4번 타자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범호 KIA 감독은 '김도영의 거포화'를 최종 선택지로 낙점했다.
결과적으로 이 판단은 적중했다. 현재 타율은 0.245로 예년의 정교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홈런 생산력만큼은 독보적이다. 이 부문 2위 장성우(KT·7개)를 3개 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질주 중이며, 타점 역시 27개로 선두 강백호(한화·30개)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전형적인 4번 타자로 연착륙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지점은 타구의 질이다. 대다수의 홈런이 좌측에 집중됐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자신의 힘을 온전히 실어 우측 담장을 넘기는 '결대로 밀어 치는' 타구가 부쩍 늘었다.
이범호 감독은 이에 대해 "밀어서 힘을 사용하는 능력이 좋아졌다는 것은 타격 밸런스가 최상이라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상대 수비진의 시프트를 무력화하는 동시에, 투수들에게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다는 극강의 위압감을 선사하며 안타와 장타 생산의 선순환을 이끌어내고 있다.
현재 페이스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김도영은 시즌 48홈런까지 가능한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38홈런을 몰아쳤던 2024년보다도 훨씬 가파른 기세다. 지난 시즌 부상 악재로 7홈런에 그치며 삼켰던 아쉬움을 완벽히 털어낸 모양새다.
현재 KBO리그 홈런 판도가 장성우, 최정(SSG·6개) 등 토종 타자들 위주로 재편되는 가운데, "개인 최고 기록인 38홈런을 넘어 반드시 40홈런 고지를 밟고 싶다"는 김도영의 다짐이 현실화될수록 KIA 팬들의 심장도 다시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