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진상조사 주먹구구 논란…4.3평화재단 공식 사과

절차적 하자·밀실조사 논란 10개 월 만에 사과
임문철 이사장 "보고서 신뢰성 우려 초래" 고개 숙여
4·3추가진상조사 이르면 내년 5월까지 끝내기로

임문철 4·3평화재단 이사장이 공식 사과하고 있다. 고상현 기자

밀실조사에 이어 절차적 하자 문제로 주먹구구 논란이 인 정부 차원의 제주4·3추가진상조사. 조사를 담당한 4·3평화재단이 문제가 불거진 지 10개월 만에 공식 사과했다. 재단은 "이번 일을 계기로 깊이 성찰하겠다"며 조사가 지연된 부분에 대해서도 내년 5월까지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보고서 신뢰성 우려 초래" 고개 숙여

 
임문철 4·3평화재단 이사장은 30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재단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3의 아픔을 가슴에 안고 살아오신 유가족 여러분과 제주도민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7월 4·3추가진상조사 주먹구구 논란이 인지 10개월 만에 이뤄진 사과다.
 
그는 "추가진상조사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나타난 미흡한 대응과 절차상의 문제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실망과 우려를 안겨드린 점에 대해 무겁게 책임을 느끼고 있다. 이사장 취임 이전부터 제기된 비판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4·3평화재단은 추가진상조사의 실무를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분과위원회의 사전심의와 4·3중앙위 심의·의결이라는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그런데도 장기간에 걸쳐 추가진상조사 결과와 보고서 작성 진행 상황을 분과위에 충분히 그리고 시의성 있게 보고하지 못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임문철 이사장이 4·3추가진상조사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고상현 기자

특히 "(지난해 7월) 제7차 분과위원회에서 이미 보고 미흡에 대한 비판을 받았는데도, 이후에도 충분한 개선을 이루지 못한 점 역시 저희의 부족함이다. 재단은 당시 분과위원회에서 사과를 표명했으나 그 사과가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거듭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으로 인해 보고서의 신뢰성과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초래한 점에 대해 유족과 도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4·3의 진실을 밝히는 일은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고 공동체 상처를 치유하는 길이라는 점을 다시금 성찰하겠다"고 다짐했다.
 

4·3추가진상조사 내년 5월 마무리 목표

 
4·3평화재단은 당초 지난해까지 끝내기로 한 4·3추가진상조사에 대해서 이르면 오는 2027년 5월까지 끝내겠다고 밝혔다. 올해 연말까지 보고서 집필을 끝낸 뒤 내년 초부터 보고서에 대한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국무총리 산하 4·3중앙위 심의 의결을 거쳐 국회 보고까지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조사기한 마지막 날인 지난해 6월 행정안전부에 제출된 보고서 초안이 '자료집 수준에 가깝다'는 분과위원회 지적에 따라 보고서 집필위원회를 따로 둔다는 계획이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보고서 집필을 담당하고, 도내·외 현대사 석학이 참여한 검토위원회에서 감수를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 집필위원회와 검토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들 구성이 이뤄졌으며 이날 오후 4시 진행되는 제13차 4·3중앙위 추가진상조사 분과위원회의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열린 제12차 4·3추가진상조사 분과위원회의. 고상현 기자

정부 차원의 4·3추가진상조사는 2021년 3월 전부 개정된 4·3특별법에 따라 이뤄졌다. 2003년 확정된 정부 4·3보고서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과 새롭게 발굴된 자료로 재조사가 필요해서다. 조사 대상은 △4·3 당시 미군정의 역할 △재일제주인 피해실태 △연좌제 피해실태 등 모두 6개 분야다.
 
4·3의 남은 과제를 다루는 중요한 조사인 터라 조사가 시작된 2022년부터 올해까지 나랏돈 33억 원 상당이 투입됐다. 하지만 사전심의 기구인 분과위원회 패싱 등 각종 논란으로 표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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