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5 침묵에도 "칭찬 많이 해주세요"…카메론 춤추게 한 김원형 감독의 마법

축하받는 카메론. 두산 베어스 제공

"카메론 칭찬 많이 해주세요."

득점권만 되면 작아졌던 다즈 카메론(두산 베어스)이 사령탑의 칭찬에 힘입어 화끈한 클러치 능력을 뽐냈다.

지난 2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3연전 첫 경기를 앞두고 김원형 두산 감독은 카메론에 대해 "점점 좋아지고 있고 잘 적응하고 있다. 아직 더 지켜봐야 하지만, 능력 자체는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날 기준으로 카메론은 25경기에서 타율 0.265(98타수 26안타), 5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15를 기록 중이었다. 아직 시즌 초반인 데다 KBO리그 데뷔 시즌임을 감안하면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게다가 지난 16일 인천 SSG전을 시작으로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득점권만 찾아오면 뜨거웠던 타격감이 귀신같이 차갑게 식어버렸다. 당시 카메론은 주자가 있을 때 타율 0.163, 득점권 타율 0.045를 기록 중이었다. 이에 시즌 초반 중심 타선에서 활약했던 카메론의 타순에는 변화가 불가피했다.

김 감독도 카메론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카메론은) 이제 중심 타선으로 들어가야 할 선수"라고 강조했지만, 최근에는 주로 2번 타순에 배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 타자라면 중심 타선을 꿰차고 탁월한 클러치 능력을 뽐내야 한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득점권에서 침묵하고 있던 카메론을 감쌌고, 끊임없이 신뢰를 보냈다.

현재 두산 타선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데뷔 2년 차 박준순이다. 시즌 타율 0.354(99타수 35안타), 3홈런, OPS 0.925를 기록 중이며, 득점권 타율 역시 0.387(31타수 12안타)로 핵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카메론이 더그아웃에서 김원형 감독과 코치진의 환영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 감독은 "준순이처럼 타석에서 본인이 해결한다는 마음을 갖고 결과를 내는 선수가 있는 반면, 그런 상황을 힘들어 하는 선수도 있다"며 "(득점권 상황은) 카메론뿐만 아니라 베테랑도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에서는 양의지 빼고는 그 상황을 즐기는 선수는 없는 것 같다. 대신 그런 상황에서 교체하면 기분이 나빠 하는 걸 느낀다"며 "선수 입장에서도 자신이 해결하고 싶은데, 반대로 내 입장에서는 가만히 놔둘 수도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카메론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선수는 검증된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라며 "5월 정도에는 어느 정도 실력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그는 "잘 할 수 있다. 카메론 칭찬 많이 해달라"며 깊은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 같은 김 감독의 칭찬은 카메론의 방망이를 뜨겁게 했다. 28일 삼성과의 3연전 첫 경기에서 1-3으로 끌려가던 9회말 카메론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믿음에 보답했다. 비록 연장 10회 혈투 끝에 4-5로 졌지만, 카메론의 클러치 능력은 이때부터 슬슬 시동이 걸렸다.

카메론은 여세를 몰아 29일 경기에서도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다. 0-0으로 팽팽하던 4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통쾌한 좌전 안타를 뽑아냈고, 1사 1, 3루 때 김민석의 2루타를 받아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2-0으로 앞서가던 5회말 1사 1, 3루 상황에서는 직접 적시타를 뽑아내며 멀티 히트를 완성했다.

이로써 카메론은 연속 안타 기록은 12경기로 늘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또 득점권 타율을 단숨에 0.045에서 0.125로 늘리며 새로운 해결사의 등장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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