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2·3 내란 사태 수사 국면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2심 법원이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 징역 5년에서 2년이 더 늘어난 건데요. 앞서 무죄가 선고됐던 일부 혐의가 유죄로 바뀌었습니다.
현장 연결합니다. 정다운기자.
[기자]
네 서울고등법원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우선 오늘 사건은 내란우두머리 본류 재판과 별도로 기소된 사안들입니다. 비상계엄을 앞두고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침해한 부분, 경호처를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 등이죠?
[기자]
네. 내란전담재판부에서 나온 첫 판결입니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오늘 직권남용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보다 2년이 늘었는데요.
바뀐 부분 위주로 짚어보겠습니다. 앞서 1심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다급히 열었던 국무회의에 아예 연락조차 받지 못한 국무위원 7명의 심의권만 침해됐다고 판단했습니다. 뒤늦게 연락을 받긴 했지만 제때 용산에 도착하지 못한 박상우·안덕근 전 장관에 대해서는 심의권 침해의 고의가 없다고 무죄로 봤는데요.
항소심은 1심의 판단이 부당하다고 했습니다. 국무위원에 대한 소집 통지는 단순히 연락을 하는 것에 그칠게 아니라 현실적인 참여 가능성이 보장되도록 이뤄졌어야 한다는 겁니다.
윤성식 재판장입니다.
"피고인이 위 국무위원들에게 현실적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없는 시점에 소집 통지를 해 이들이 국무회의 심의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 것은 … 피고인이 직권을 남용하여 심의권을 침해한 것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앵커]
실질적으로 심의권을 보장하려 했는가를 짚었군요. 또 유무죄가 바뀐 대목은요?
[기자]
계엄해제 후인 12월 4일 윤 전 대통령이 해외홍보비서관을 통해 외신에 계엄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프레스가이던스(PG)를 배포한 직권남용 혐의가 1심에선 무죄였는데 항소심은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앞서 1심은 해외홍보비서관이 사실에 터잡아 업무를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긴 어렵고, 사실상 대통령의 입으로서 입장을 전달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며 의무 없는 일을 했다고 볼 순 없다는 판단을 한 건데요.
2심은 해외홍보비서관이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성실의무를 부담하는 점을 짚었습니다. 정부의 일방적인 입장을 전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더라도 국민의 알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객관적인 사정과 다른 정보를 알려선 안되는 주의의무가 있는데,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는 등 사실관계에 반하는 내용을 알렸다는 겁니다.
[앵커]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외신에 '헌정파괴 세력으로부터 헌법질서를 지키기 위한 계엄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 대목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당시 사실관계가 불확실한 상황임에도 과장되고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 국민이 잘못된 인식을 가지도록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윤성식 재판장의 말 다시 들어보시죠
"피고인의 잘못을 은폐하는 것은 물론 비상계엄 선포의 적법성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외신에 제공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신인도 및 국민의 알권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해 비난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습니다."
[앵커]
경호처를 동원해서 공수처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는 그대로 다 인정된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공수처 수사가 위법하다고 줄곧 주장해왔는데 이번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요. 경호처를 동원해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려 한 행위,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 계엄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후에 계엄선포문을 작성했다가 폐기한 혐의 등도 모두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설령 수사권에 의문이 있더라도 법적 테두리 내에서 해결했어야 히는데 경호처를 사병처럼 활용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윤 재판장 입니다.
"국가공무원인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에게 위법한 지시를 하여 자신의 보호를 위한 사병과 같이 사용하려고 한 것일 뿐만 아니라, 공수처 검사들과 물리적 충돌을 야기할 우려까지 초래하는 등…."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지금까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이 유리한 양형이유이긴 하지만 그간 공직자로서의 경력과 이번 범행의 내용을 고려하면 그런 사정도 제한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앵커]
이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하나씩 정리되는 것 같은데요. 또 어떤 재판들이 남았죠?
[기자]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된 내란우두머리 혐의 항소심 재판이 이번 주 시작됐는데요. 우선 재판부는 7월까지 기일을 지정해둔 상탭니다. 하반기에나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요.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와 비상계엄 선포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평양에 무인기를 날려 대북 도발을 유도하려 한 일반이적 혐의에 대해서는 각각 5월과 6월 1심 선고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외에 대선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를 수수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과 범인도피 혐의에 대해선 아직 1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