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연구소까지 '보세공장' 허용…외국 원재료 무관세

이명구 관세청장이 29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보세가공 수출 PLUS 전략'을 통한 규제혁신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관세청 제공

첨단산업 연구개발(R&D) 연구소도 보세공장으로 지정받아 외국 원재료를 관세 없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관세청이 반도체·방산·바이오 등 첨단산업 지원을 위해 보세가공 제도를 대폭 개편하면서 연구개발 단계부터 통관·관세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관세청은 29일부터 R&D 연구소에도 보세공장 지정을 허용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규제혁신 조치를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발표한 '보세가공 수출 규제혁신(수출 PLUS+ 전략)'의 후속 조치 일환이다.

이번 조치는 최근 중동 지역 긴장 등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물류 불안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방산, 바이오 등 첨단산업이 안정적으로 수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R&D 연구소의 보세공장 허용이다. 그동안 보세공장은 양산제품의 제조·가공 시설로만 한정돼 연구소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연구소도 보세공장으로 지정받을 수 있게 되면서 연구용 원재료를 수입할 때마다 거쳐야 했던 복잡한 통관 절차와 관세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행정 부담을 줄이고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하게 됐으며, 기술 개발 속도 역시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관세청은 연구소가 외국 원재료를 수입 통관 절차 없이 무관세로 활용하면서 연간 1.4조 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규제혁신에는 연구개발 지원 외에도 첨단산업 전반의 물류 및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개선 조치가 포함됐다.

항공기 유지·수리·개조(MRO) 분야에서는 항공기와 수천 개 부품을 단일 승인 절차로 신속하게 반입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이를 통해 국내 최초로 대형 항공기 보잉777 개조 물량이 유치됐으며, 해당 작업은 오는 5월 초부터 인천공항에서 본격 착수될 예정이다.

또한 북극항로 개척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선박유를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신규 지정 오일탱크 56기에서 신속하게 제조할 수 있도록 기반이 마련됐다. 아울러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효율을 높이고 K-조선업의 대형 원자재 작업 공간 확보도 지원한다.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도 강화됐다. 덤핑 철강제품이 보세공장을 통해 단순 가공된 뒤 국내로 우회 수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덤핑방지관세 부과를 보세공장 특허 조건으로 포함하고, 특허 기간을 1년으로 제한해 매년 갱신 심사를 받도록 했다.

관세청은 이번 제도 개선의 현장 안착을 위해 평택세관에 '중부권 첨단산업 원스톱 지원팀'을 신설한다. 해당 조직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이 집중된 평택·경기남부·충청권 기업을 대상으로 밀착 컨설팅을 제공하고, 24시간 통관지원체계를 운영해 기업 지원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이번 규제혁신은 우리 첨단산업이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수출 현장의 애로사항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정책에 즉각 반영하는 등 우리 기업의 수출 가속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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