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대우조선 결합 시정조치 3년 더…"경쟁제한 우려 여전"

수상함·잠수함, 10개 부품 중 8개 시장서 경쟁제한 우려 여전
함정피아식별장비·통합기관제어시스템은 연장 대상서 제외
행태적 시정조치 이행기간 연장 첫 사례…최대 2년 추가 연장 가능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제공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에 부과했던 시정조치 이행기간을 3년 연장했다. 함정 입찰과 부품 조달 과정에서의 경쟁제한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공정위는 2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간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부과된 시정조치의 이행기간을 2029년 5월 2일까지 3년 연장하고, 3년 뒤 시장 경쟁환경과 관련 법·제도 변화를 다시 검토해 최대 2년까지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2023년 5월 이들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함정 입찰 과정의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함정 부품 견적 가격을 경쟁사에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행위 △경쟁 함정 건조업체가 방위사업청을 통해 기술정보를 요청했을 때 이를 부당하게 거절하는 행위 △경쟁사업자로부터 취득한 영업비밀을 한화 계열사에 제공하는 행위 등 세 가지 행위를 금지했다.

당시 공정위는 이 조치를 3년간 적용한 뒤 시장 상황을 다시 점검해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었다.

재점검 결과 공정위는 경쟁제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봤다. 최근 3년 평균 기준 한화오션은 수상함 시장에서 67.3%, 잠수함 시장에서 64.8%를 차지하는 유력한 1위 사업자였고, 10개 함정 부품 가운데 8개 시장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또는 한화시스템이 독점 또는 압도적 1위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경쟁 함정 건조업체 입장에서는 다른 부품업체를 통해 대체 조달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차별적 견적이나 정보 제공을 통한 구매선 봉쇄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모든 시장이 연장 대상에 포함된 것은 아니다. 공정위는 함정피아식별장비 시장은 신규 사업자 진입으로 한화시스템 점유율이 46%까지 떨어져 2위 사업자가 됐고, 함정 통합기관제어시스템 시장도 경쟁업체 수주 증가로 2위 사업자와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고 봤다. 이에 따라 이 두 시장은 시정조치 연장 대상에서 제외했다.

법·제도 변화도 연장 판단에 영향을 줬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승인 당시 경쟁제한 우려를 판단할 때 고려했던 함정 입찰 제안서 평가 기준이 최근 3년간 유지됐고, 이를 대체할 만큼 뚜렷한 사전 감시체계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봤다.

오히려 올해부터는 상세설계와 선도함 단계에서도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입찰이 진행되면서 경쟁 함정 건조업체 입장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과의 협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기업결합심사에서 행태적 시정조치 이행기간을 연장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장은 애초 승인 때 예정했던 재검토 절차에 따른 것으로, 지난 3년간 피심인들의 시정조치 불이행 등 별도 위법사실이 발견돼 내려진 제재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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