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83억 어디로 가나"…출판계, 담합 과징금 환원 촉구


제지업계 가격 담합으로 부과된 3000억 원대 과징금을 출판문화산업 회복에 활용해야 한다는 출판계의 요구가 나왔다.

출판계 양대 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인회의는 27일 공동 성명을 내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지사 6곳에 부과한 3383억 원 규모 과징금에 대해 "단순히 국고로 귀속시키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출판산업 발전 재원으로 환원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공정위는 무림에스피, 무림페이퍼, 무림피앤피, 한국제지, 한솔제지, 홍원제지 등 6개 업체가 2021년부터 약 4년간 가격 인상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하고 총 338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들 업체는 최소 60차례 이상 회합을 통해 총 7차례 가격 인상을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담합 기간 동안 인쇄용지 가격은 톤당 약 84만 원에서 143만 원 수준으로 약 71% 상승했다. 공정위는 가격 담합에 따른 부담이 출판사와 인쇄업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가됐다고 판단했다.

출판계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기업 간 담합을 넘어 문화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양 단체는 "제지사들의 부당 이득은 출판사의 경영 악화로 이어졌고, 결국 출간 종수 감소로 연결됐다"며 "특히 수익성이 낮은 학술서나 신인 작가 작품 출간이 위축되면서 출판 다양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궁극적인 피해는 문화적 선택권을 제약받은 국민과 독자에게 돌아갔다"며 "과징금은 훼손된 지식문화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쓰이는 것이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출판계는 과징금 활용 방안으로 △출판 불공정 거래 상시 감시기구 신설 △국가 차원의 독서 진흥 정책 확대 △K-출판 글로벌 진출 지원 △출판산업 AI 전환 역량 강화 △도서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특히 종이·인쇄 등 원부자재 시장의 가격 변동을 감시할 제도적 장치와 함께, 디지털 전환과 독서율 하락 등 구조적 위기에 대응할 공공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출판계는 "이번 과징금은 출판사와 독자가 감내해 온 비용의 결과물"이라며 "이를 산업 재원으로 환원하는 것은 무너진 공정 질서를 회복하고 문화 기반을 강화하는 실질적 조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담합 재발 방지를 위해 각 제지사에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과 함께 향후 3년간 가격 변경 내역을 보고하도록 했다. 이는 담합으로 형성된 가격 구조를 직접 바로잡기 위한 조치로, 밀가루 담합 사건 이후 두 번째 사례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