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1기 출범 뒤 처음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국가전략기술 체계 개편과 향후 10년 나노기술 발전계획이 확정됐다.
정부는 인공지능(AI) 전환과 기술패권 경쟁 심화에 대응해 국가전략기술을 'NEXT 국가전략기술' 체계로 고도화하고, 나노기술은 2030년 세계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육성하기로 했다.
과기부는 27일 이경수 부의장 주재로 열린 제6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 회의에서 '제6기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2026~2035)'과 '국가전략기술 체계 고도화 방향'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함께 보고된 안건은 '제6차 국가표준기본계획(2026~2030)', '탄소중립 10대 유망기술 지원·확산 전략', '지방 주도 과학기술 혁신 추진 현황' 등 3건이다.
정부가 내놓은 새 국가전략기술 체계의 핵심은 AI전환 선도, 통상·안보 주도권, 미래혁신 기반이라는 3대 임무다. 이를 중심으로 기존 체계를 재편해 인공지능, 첨단로봇·모빌리티, 차세대 보안·네트워크, 반도체·디스플레이, 첨단바이오, 차세대 전지, 우주항공·해양, 혁신·미래소재, 미래에너지·원자력, 양자 등 10개 분야 55개 기술을 제시했다.
이번 개편에서는 '혁신·미래소재' 분야가 새로 들어갔고, 기존 에너지 기술은 '미래에너지·원자력'으로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AI인프라 고도화, 블록체인, 핵융합, 지능형 전력망, 재생에너지, 탄소포집·활용·저장(CCUS)이 보강됐고, 국방반도체, 바이오인공장기·혈액,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재사용발사체, 드론, 친환경·자율운항 선박,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차세대 OLED, 그린바이오 등도 새로 포함됐다.
정부는 관계부처와 전문가 추가 검토를 거쳐 6월쯤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육성 방식도 전면 손질한다. 정부는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향후 5년간 60조 원 이상을 투자하고, 2027년에는 AI 인프라와 차세대 AI, 미래에너지, 과학기술-AI 융합기술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또 핵심 사업은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사업'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하고, 지역 특화 전략기술 육성, 국제협력·기술안보 강화, AI 기반 조기경보시스템 구축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나노기술 분야에선 '제6기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이 확정됐다. 비전은 '2030년 세계를 이끄는 나노기술 3대 강국'이다. 정부는 나노과학 5대 분야 최초연구 지원, 나노융합산업 연 5% 성장, 나노기술 기반 AI·양자 전환의 물리적 기반 구축을 목표로 제시했다.
나노기술은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바이오·환경 등 전 산업의 기반기술인 만큼, 미래 학문과 산업을 여는 독창적 원천기술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세부적으로는 서브 나노 제어, 인공 나노물질, 나노 지능화, 나노 전환, 나노-바이오 하이브리드 등 5대 분야 최초연구를 지원하고, 올해는 나노소재기술개발 사업 내 시범과제를 먼저 추진한다.
또 수요기업 초기 참여형 상용화 기술개발과 신공정 기술개발을 통해 사업화 병목을 줄이고, 초거대 AI 인프라용 나노소재, 피지컬 AI용 핵심 나노기술, 양자칩 제조·공정 기술 확보에도 나선다.
전국 나노 인프라는 지역별·전문분야별로 특화하고, 안전성 연구와 국제표준화, 영향평가도 정례화할 계획이다.
이날 함께 보고된 탄소중립 10대 유망기술도 눈에 띈다. 정부는 초고효율 태양전지, 초대형 풍력터빈, 암모니아·수소 대용량 저장·운송, 수소 전소 가스터빈 발전, 단주기 ESS, 분산전원 및 유연자원 통합 운영,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이차전지 시스템 고도화, 탄소중립 내연기관 선박, 건물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융합시스템을 10대 유망기술로 선정했다.
향후 기술개발과 대규모 실증, 사업화, 규제 개선을 함께 묶어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지역 과학기술 정책도 손본다. 정부는 '지방 주도 과학기술혁신 촉진에 관한 법률'을 기반으로 2027년부터 지역 주도 R&D를 본격화하고, 기존 17개 시도 단위 소규모 공모 방식 대신 '4극 3특' 광역 단위의 블록펀딩형 지역 자율 R&D를 도입할 예정이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자문회의와 심의회의, 토론회 등을 온라인 생중계해 정책 논의 과정의 투명성도 높이기로 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은 기술패권 경쟁 가속화 속에서 국가전략기술 확보와 국가 임무 해결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고, 이경수 부의장은 심의회의가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실질적인 정책 논의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전략 개편을 통해 AI와 에너지, 첨단 제조, 바이오, 안보를 잇는 범부처 기술 육성 체계를 본격 가동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