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도 경북지역 시·군의원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선거 준비 차질과 유권자 혼란이 커지고 있다.
법정 시한을 넘긴 선거구 획정이 반복되면서 지방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깜깜이 선거'가 또다시 현실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지방의원 선거구를 선거일 180일 전까지 확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 정치권의 선거제도 논의 지연과 지방의회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경북을 비롯한 일부 지역은 여전히 선거구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후보자들은 어느 지역구에 출마할지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선거운동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유권자들 역시 자신이 속한 선거구와 후보군을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사태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국회 차원의 선거제도 개편 지연이 꼽힌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선거제도 개선안을 법정 시한 내에 처리하지 못하면서 후속 절차인 지방 선거구 획정도 줄줄이 늦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단순한 일정 지연을 넘어, 지방의회 다수당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선거구 획정 과정에 반영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경북에서는 국민의힘이 도의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선거구 획정의 최종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않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부 3인 이상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분할하려는 이른바 '쪼개기 획정'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서다.
2인 선거구는 구조적으로 거대 정당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대 정당이 후보만 내면 사실상 당선이 결정되는 구조이자 무투표 당선을 양산해 민의를 왜곡한다는 비판이다.
이에 반해 3~5인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는 다양한 정치세력의 의회 진출 가능성을 높여 대표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지방선거 때마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유권자 혼란은 반복돼 왔다. 후보 등록 직전에서야 선거구가 조정되거나 통폐합되는 사례가 이어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충분한 검증 없이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만큼은 선거구 획정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장기적으로는 지방의원 선거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구 획정 지연이 단순 행정 절차 문제가 아니라 유권자의 알 권리와 참정권, 나아가 지방자치의 신뢰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진보당 경북도당은 논평을 내고 2인 선거구 쪼개기를 즉각 중단하고 3~5인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 확대를 촉구했다.
진보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경북 정치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정당으로 선거구 획정 지연과 쪼개기 논란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경북 전역에서 시도되고 있는 2인 선거구 쪼개기를 즉시 중단하고 중대선거구를 확대해 정치 다양성을 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