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일이 바꾼 펭귄 마을…남극 둥지 지도 달라졌다

극지연구소, 2019년 해일 이후 아델리펭귄 번식지 분포 변화 조사

극지연구소 제공

이례적인 남극 해일이 펭귄 서식지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파악됐다.

극지연구소는 남극 아델리펭귄 번식지가 이례적인 해일 범람을 겪은 뒤 지형 변화와 함께 둥지 분포에도 구조적 변화가 나타났다고 24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아델리펭귄은 번식기에 사용했던 둥지 자리를 다시 찾는 '귀소 본능'이 매우 강한 종이다. 남극 로스해에는 120만여 마리의 아델리펭귄이 서식하고 있다.

극지연구소 김정훈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19년 2월 1.95m 높이의 해일 피해를 입은 남극 로스해 '에드몬슨 포인트' 번식지를 대상으로 해일 전후 항공촬영을 통해 둥지 분포 변화를 분석했다. 이 지역은 본래 두꺼운 해빙이 방파제 역할을 해 해일 영향이 거의 없었지만 2019년에는 해빙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이례적인 해일 피해가 발생했다.
 
항공사진 분석 결과, 해일로 인해 번식지를 덮고 있던 구아노(배설물) 층이 씻겨나가고 해안으로 밀려온 빙산이 기존 둥지 자리를 차지했다. 일부 빙산은 녹지 않고 남아 번식지 지형을 변화시켰다.
 
지형 변화는 둥지 분포에도 영향을 미쳤다. 해안 번식지 둥지 수는 1971개에서 1863개로 5.48% 줄어든 반면, 언덕 번식지는 576개에서 643개로 10.42% 늘었다.
 
김정훈 책임연구원은 "해일 같은 돌발 변수가 펭귄 번식지 구조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만약 번식 성수기에 해일이 닥쳤다면 알이나 새끼에 직접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케이프 아데어에 30만 쌍, 케이프 핼릿에 4만 쌍 등 로스해 해안 저지대 대형 번식지들도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다.

논문 1저자인 김유민 연구원은 "아델리펭귄의 귀소 습성 탓에 해일 이후 새롭게 자리 잡은 둥지 분포가 향후 번식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로스해 해양보호구역의 보존조치 이행에 따른 생태계 변화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결과는 국제학술지 'New Zealand Journal of Geology and Geophysics' 2026년 2월호에 게재됐다.
 
극지연구소 신형철 소장은 "남극 연안 생태계가 해양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연안 서식지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장기생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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