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조 ETF 시장, 이젠 레버리지도…중소형사는 '그림의 떡'

순자산 규모 400조 원 넘어선 ETF 시장의 상승세
국내-해외 비대칭 규제 해소 위한 '레버리지 ETF' 도입도
"변동장에 바람직한가" 비판도…대형 운용사 중심 구조도 과제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400조 원 이상 규모로 성장한 가운데, 당국 역시 ETF 시장의 성장과 다양성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레버리지 ETF 등 파생형 ETF 출시의 발판이 마련된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품들이 변동장에선 특히나 위험한 만큼, 더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형사가 위축된 채, 대형 자산운용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ETF 시장 구조 역시 취약점으로 꼽힌다.
 

416조로 큰 ETF 시장…'레버리지 투자자' 유인책도 더해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국내 상장된 ETF 종목 수는 1095개, 순자산 총액은 416조 7206억 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 급격한 성장을 이룬 수치다. 지난 1월 초보다 약 118조 원이 늘어난 것(약 77%)이고, 지난달 3월 23일부터 약 한 달 사이에도 47조 원이 추가된 것(13%)이다.
 
가파른 성장세에 당국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도입 근거를 마련한 국내 우량주식 기초 단일종목 레버리지(±2배 이내) ETF가 대표적이다(ETN에도 동일 적용).
 
현재 미국과 홍콩 등에는 다양한 단일종목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가 상장돼 국내 투자자들이 이에 투자할 수 있는 반면, 국내에선 분산투자 요건 등으로 이 같은 ETF, ETN 출시가 불가능했다.
 
이에 국내 투자 수요가 충족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라 이번 제도 개선으로 우리 자본시장의 투자 유인을 키우는 한편, 투자자 보호‧편의를 강화하겠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해당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2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올해 1분기 '우량주식' 기준을 충족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이르면 다음달 22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이 상장될 수 있다.
 
IBK투자증권 김인식 연구원은 이에 관해 "기존 국내 ETF 시장이 분산투자, 패시브 중심의 구조였다면, 이제는 단일종목에 대한 전술형, 커버드콜 등 옵션 결합형과 같이 세분화된 전략 상품으로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국내 ETF 산업이 단순 추종형 시장에서 전략형 시장으로 진입하는 출발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버리지 ETF 바람직한가"…양강 중심 시장 구조도 숙제

반면, 우려도 있다. 당국은 해당 상품이 일반 ETF 상품 대비 손실 가능성이 높은 만큼, 1시간 추가 심화 사전 교육 등 일반 ETF 대비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는 것이다.
 
명지대 경제학과 빈기범 교수는 "금융시장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사실 상품의 다양성이나 투자자의 수익 극대화 자체가 아니라, 그 돈이 기업으로 원활하게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라며 "벤처캐피털은 신생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자본을 공급하는 의미라도 있는데, 단일종목 주식 기초 ETF와 같은 고위험 상품을 굳이 이런 변동장에 열어주는 건 시장 전체 관점에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형 자산운용사 중심의 ETF 시장 구조도 과제로 꼽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보유한 ETF 순자산 총액 가운데 상위 2개 사인 삼성자산운용(39.87%)과 미래에셋자산운용(31.46%)이 차지하는 비중이 71.33%에 달한다.
 
상위 4개사(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KB자산운용)로 범위를 넓히면 점유율은 85.92%에 이른다.
 
하지만, 시장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선 중소형사의 도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ETF 상품을 운용하려면 그만큼 운용 매니저를 채용해야 하고, 그러려면 그 상품을 누군가 사서 운용 수수료가 발생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중소형사들이 ETF 시장에서 큰 수익을 못 내고 있는 셈"이라며 "ETF 상품 혁신이 계속되려면 운용사들이 신상품을 내고 서로 경쟁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중소형사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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