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CBS 개국 25주년을 맞아 진행 중인 일본순교지순례가 3일차 일정에서 나가사키 일대 순교 유적지를 따라 이동하며 신앙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경남CBS 일본순교지순례단은 22일 스즈타 감옥터를 시작으로 하루 일정을 이어갔다. 이곳은 에도 시대 기독교 박해 속에서 신자들이 투옥돼 신앙을 포기하도록 강요받았던 장소로, 혹독한 고문과 심문이 이어졌던 대표적인 박해 현장이다.
다음으로 방문한 처자이별바위에서는 신앙 때문에 가족과 생이별해야 했던 성도들의 아픔을 마주했다.
이 자리에서 경남성시화운동본부 대표본부장 김우태 목사(동창원영은교회)는 "이야기를 하려 하면 먼저 눈물부터 나는, 가슴이 먹먹해지는 자리였다"며 "그 속에서도 먼저 신앙을 고백했던 믿음이 깊이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막상 그 자리에 서보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은혜와 울림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순례단은 이어 호코바루 처형장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많은 기독교인들이 공개적으로 처형된 장소로, 일본 기독교 박해의 잔혹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현장이다.
현장에서 창신연합교회 박재송 목사는 "순교자들이 끝까지 십자가를 부인하지 않은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도전이 된다"며 "그 믿음이 우리의 삶 속에서도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순례단은 머리무덤(몸무덤과 함께 조성된 순교자 유해 안치지)을 방문해 순교자들의 희생을 기억했다.
이 자리에서 진주성시화운동본부 기획단장인 김동훈 목사(꿈꾸는교회)는 "많은 순교자의 피가 흘려진 이 역사를 보며 일본 교회의 오늘을 돌아보게 됐다"며 "이 모습이 한국 교회를 향한 메시지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교회도 같은 길을 걷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욱 깨어 신앙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을 느끼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일정에서 순례단은 나가사키 시내로 이동해 평화공원과 무라카미 천주당을 방문했다.
평화공원은 원자폭탄의 아픔을 기억하는 공간이지만 동시에 생명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장소이며, 무라카미 지역은 오랜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지켜온 '숨은 그리스도인'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이후 순례단은 26성인 순교지와 기념관(니시자카 언덕)을 찾았다. 1597년 26명의 신앙인이 십자가에 못 박혀 순교한 이곳은 일본 교회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순교 현장이다.
이곳에서 진주초대교회 김종무 목사는 "현장을 직접 보니 순교자들이 얼마나 하나님 나라를 소망했는지 그 간절함이 느껴졌다"며 "믿음으로 살아가야겠다는 각오를 다시 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 나이에도 신앙을 고백하며 순교의 길을 걸었던 모습이 큰 도전이 됐다"고 덧붙였다.
또, 서머나교회 정성환 목사는 다음 세대를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 정 목사는 "어린 순교자의 모습은 오늘의 청소년들에게도 큰 도전이 된다"며 "신앙은 평생을 좌우하는 여정인 만큼 어릴 때부터 분명한 방향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남CBS 일본순교지순례단 목회자들은 한목소리로 "순교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우리의 신앙을 비추는 질문"이라며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순례단은 마지막으로 일본 최초의 성당으로 알려진 오우라 천주당을 방문하며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곳은 오랜 박해 이후 신앙이 다시 드러난 상징적인 장소로 일본 기독교 회복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순례단은 숙소인 나가사키 닛쇼칸으로 돌아와 저녁 8시 수요예배를 드렸다. 수요예배는 경남CBS목회자방송선교위원회 위원장 서민석 목사(창원새소망교회)의 인도로 진행됐으며, 경남CBS크리스천리더스클럽 부회장 윤성미 권사(새누리교회)가 기도를 맡았다. 설교는 일본 후쿠오카 비전처치 김주영 선교사가 맡았다.
김 선교사는 '한 알의 밀알의 삶'을 주제로 말씀을 전하며 요한복음 12장 24~26절을 중심으로 순교 신앙의 의미를 풀어냈다.
그는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씀처럼, 순교는 끝이 아니라 생명을 이어가는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427년 전 나가사키 땅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은 250년이 넘는 혹독한 박해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이어져 왔다"며 "복음은 인간의 힘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으로 이어지는 생명"이라고 설명했다.
또 "예수님께서 먼저 한 알의 밀알이 되셨기에 오늘 우리가 그 복음 위에 서 있을 수 있다"며 "이제는 우리가 그 믿음을 이어받아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살아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권면했다.
김 선교사는 특히 "순례는 감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며 "순교자의 신앙을 기억하는 것을 넘어,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 말씀에 순종하고 복음을 드러내는 삶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배 가운데 경남CBS 일본순교지순례단은 일본 교회의 회복과 다음 세대를 위해, 순교자들의 신앙 결단을 본받기 위해, 경남과 진주지역의 성시화를 위해 한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예배는 김우태 목사(경남성시화운동본부 대표본부장, 동창원영은교회)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경남CBS 이종성 대표는 "순교의 현장을 따라 걸으며 신앙을 돌아보고, 그 의미를 예배로 연결하는 중요한 시간이었다"며 "참가자들이 순교 신앙을 오늘의 삶으로 이어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일본순교지순례는 오는 24일까지 이어지며, 남은 일정에서도 예배와 기도를 중심으로 일본 선교를 향한 여정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