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캐나다 앨버타 주정부와 원산지 입증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합의하면서, 그동안 제약이 컸던 캐나다산 원유의 자유무역협정(FTA) 특혜세율 적용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국내 에너지 비용 절감과 함께 중동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망 다변화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관세청은 20일(현지시각) 캐나다 앨버타 주정부와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캐나다산 앨버타 원유 원산지 증빙서류 간소화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한-캐나다 FTA 적용 과정에서 핵심 걸림돌로 지적돼 온 원산지 입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그동안 캐나다산 원유는 FTA에 따라 관세율을 3%에서 0%로 낮출 수 있음에도, 복잡한 원산지 증명 절차로 인해 실제 활용은 제한적이었다. 특히 광범위한 채굴지에서 생산된 원유가 운송 과정에서 혼합되는 특성상 개별 생산자의 원산지를 구분해 증명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컸다.
이로 인해 현지 공급업체들은 관련 서류 발급을 기피했고, 국내 정유사들은 캐나다산 원유를 들여오고 싶어도 특혜세율 혜택을 포기해야 하는 실정이었다. 결과적으로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에도 제약이 따랐다.
양측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정부 총괄 검증 방식'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앨버타 주정부가 전체 원유 생산량과 외국산 원유 혼입량을 종합적으로 관리·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원산지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공식 문서를 발급하면 한국 관세청이 이를 인정하는 방식이다.
이번 합의로 개별 수출자의 증빙 부담이 크게 줄어들면서 캐나다산 원유에도 FTA 무관세 적용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수입 단가 인하를 통한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아울러 캐나다산 원유는 태평양 항로를 통해 수입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최근 국제 정세 불안 속에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의 원유 수입선이 중동 중심에서 캐나다 등으로 확대되면서 에너지 안보 강화 효과도 예상된다.
앨버타 주정부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한국으로의 원유 수출 확대에도 나설 방침이다.
앨버타 주정부 다니엘 스미스 수상은 "향후 앨버타 수출자들이 원산지 간소화 특례를 통해 한국으로의 원유 수출을 연간 최대 3300만 배럴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이번 공동성명은 FTA 원산지 규정 틀 안에서 앨버타 주정부와 직접 협력해 구조적 난제를 해결한 '수요자 중심 규제 혁신' 사례"라며 "앞으로도 핵심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