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성폭행 피해를 신고한 10대 여성이 경찰 불송치 결정 이후 숨진 사건과 관련해 담당 수사팀을 고발한 시민단체 대표를 20일 소환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안산단원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과 여성청소년과장을 직권남용·명예훼손·법왜곡 혐의로, 안산단원서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 사무총장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고발인 조사에 앞서 "이 사건은 10대 여성이 자신이 일하는 가게 40대 사장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이라며 "(가해자는) 합의로 이뤄진 성관계였다고 하는데 당시 소녀는 심신미약 상태일 정도로 술을 마셨다"고 말했다.
이어 "곧 검찰청이 폐지되고 경찰 수사에 무게가 실리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이 어떻게 경찰을 믿겠느냐"며 "고심 끝에 법 왜곡죄로 고발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12월 경기 안산시의 한 주점에서 일하던 10대 여성 A씨는 40대 사장 B씨로부터 성폭행 당했다며 준강간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조사에서 "술을 마시고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성행위가 이뤄졌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85%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과 동석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A씨가 항거불능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지난 2월 18일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A씨는 불송치 통보를 받은 뒤 사흘 만에 건물에서 투신해 숨졌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수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 "동의한 적 없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민위는 경찰이 피해자를 납득시킬 만한 추가 조사 없이 1차 진술에 의존해 사건을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부실 수사를 주장하며 법 왜곡죄로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