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가 못한 게 아니었네' US 오픈 16강은 우연이 아니었다 "해운대 바다에 뛰어들래요"

19일 남자프로테니스(ATP) 챌린저 투어 르노 부산 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정상에 오른 리에디. 대회 조직위원회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국군체육부대)의 경기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메이저 대회인 US 오픈 16강에 올랐던 레안드로 리에디(스위스)의 실력은 진짜였다.

리에디는 19일 부산 금정체육공원 스포원테니스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챌린저 투어 르노 부산 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결승에서 부 윤차오케테(중국)에 세트 스코어 2-1(3-6 6-3 6-2)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 US 오픈 16강 진출 돌풍을 일으킨 리에디는 2년 만에 챌린지 투어 정상에 올랐다. 리에디는 지난해 US 오픈에서 당시 세계 랭킹 435위에 불과했지만 16강에 올라 랭킹이 껑충 뛰었다. 이번 우승으로 리에디는 랭킹을 129위까지 끌어올려 프랑스 오픈, 윔블던 본선 직행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대회 8번 시드로 나선 리에디는 1회전부터 한국 대표팀 에이스 권순우를 꺾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시간 41분의 접전 끝에 2-0(6-7<2> 4-6) 승리를 거뒀다.

결승도 접전이었다. 리에디는 1세트 6번째 게임에서 브레이크를 당하며 기선 제압을 당했다. 그러나 2세트 리에디는 오른 팔꿈치 통증을 극복하고 강력한 포핸드와 백핸드 스트로크를 앞세워 6-3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리에디는 3세트 게임 스코어 2-2에서 절묘한 로브와 단단한 리턴으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팔꿈치 통증을 무색하게 만드는 힘이 넘치는 스트로크로 잇따라 위너를 만들어 연속 브레이크에 성공해 게임 스코어 5-2까지 달아났다.

세계 랭킹 175위 부도 벼랑 끝에서 거세게 저항했다. 리에디의 서빙 포 더 매치 상황에서 수 차례 듀스가 이어졌다. 리에디는 어드밴티지를 얻은 뒤 기습적인 드롭 샷으로 승부를 걸었다. 이에 부가 다급히 달려와 가까스로 공을 넘겼는데 리에디도 백핸드 발리로 간신히 받아냈다.

그런데 공이 네트를 맞고 떨어졌고, 부가 몸을 날렸지만 끝내 공을 다시 넘기지 못해 경기가 마무리됐다. 부는 쓰러진 채 아쉬움 곱씹었고, 리에디는 포효하며 공을 오른발로 걷어차 팬들에게 넘겼다. 이후 코트 위에 입을 맞추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리에디의 서브 모습. 대회 조직위

 
경기 후 리에디는 "코치 없이 출전한 첫 대회였고, 한국 방문도 처음"이라면서 "대회 관계자들과 팬들께 감사드리고, 이 대회를 잘 마친 스스로가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 첫 타이틀이라 더욱 잊지 못할 한 주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첫 방한에 대해 리에디는 "지금까지 가 본 나라 중에서 베스트로 꼽힐 만하다"면서 "호텔도 좋았고, 바로 앞 다운타운도 화려해서 혼자서 걷기도 하고, 바닷가 산책도 하고, 음식도 먹었는데 핸드폰으로 음식을 주문해 보려고 시도했지만 모두 한글이어서 성공하지 못했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어 "우승하면 혼자 생각한 세리머니가 있는데 해운대 바다 속에 몸을 담그는 것인데 내일 할 생각"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남자 복식 우승을 차지한 아니루드 찬드라세카르(왼쪽)과 유즈키 타케루. 대회 조직위


앞서 열린 남자 복식에서는 아니루드 찬드라세카르(인도, 복식 107위)–유즈키 타케루(일본, 복식 99위)가 정상에 올랐다. 결승에서 장 줄리앙 로저(네덜란드, 복식 91위)–시어도어 와인가르(미국, 복식 128위)에 2-1(4-6 6-3 [10-7])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뒀다.

경기 후 찬드라세카르는 "이번 대회를 통해 매우 즐거운 한 주를 보냈다"면서 "오늘 상대 팀에게 큰 존경심을 느끼고 그들의 여정도 응원하겠다. 대회 관계자들과 파트너 유즈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즈키 역시 "코치님과 파트너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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