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만 곳 공영주차장 5부제라던 정부 "5589곳 중 1694곳 시행"

공영주차장 5부제 에너지 절감 효과 없을 수밖에…
기후부, 수치 부풀리기 한 데 이어 지자체 참여율도 저조

서울 서초구의 한 공영주차장에 5부제 시행 안내문이 붙어 있다. 류영주 기자

정부가 민간 부문의 차량 운행규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이달 8일부터 공영주차장 승용차 5부제 시행을 지난 1일 예고하면서 전국 약 3만 개 공영주차장 5부제로 월 최대 2만 7천 배럴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부풀려진 통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막상 차량 5부제를 실시해 보니 규제가 적용되는 공영주차장은 전국 5589곳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지방정부 참여가 저조해 실제 시행 중인 곳은 1694곳에 그쳤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5부제 시행 일주일 차 저조한 참여율


19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전국 243개 지방정부(광역자치단체 17개, 기초자치단체 226개) 중 128개(광역 15개, 기초 113개)가 1694곳 공영주차장에 대해 승용차 5부제를 시행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정부 참여율은 평균 52.7%로, 광역자치단체의 경우 대전광역시와 광주광역시를 제외한 15개가 참여 중이며, 기초 자치단체 참여율은 50.0%다.

기후부에 따르면 승용차 5부제 시행 여건을 갖춘 공영주차장은 전국 5589곳으로, 이에 따른 주차장 기준 시행률은 30.3%에 그친다.

지역별로 기후부가 참여율이 우수하다고 꼽은 지방정부는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제주특별자치도다.

서울시의 경우 승용차 5부제 시행 여건을 갖춘 공영주차장은 879곳이며, 이 중 581곳이 5부제를 시행해 참여율은 66.1%다. 서울의 경우 모든 기초자치단체가 참여 중이다.

인천시는 492곳의 공영주차장 중 79곳에서만 5부제를 시행해 주차장 기준 참여율은 16.1%에 그쳤지만, 5부제 참여가 어려운 옹진군을 제외한 모든 기초단체가 참여 중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48곳 중 79.7%인 118곳이 5부제를 시행 중이다.  
이들 지방정부는 나머지 공영주차장 3895곳을 5부제 시행대상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 "전통시장, 지역관광, 지역 핵심 상권, 대중교통 환승에 영향을 주는 등 시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고 기후부는 전했다.

또한 기후부는 "공영주차장 5부제를 시행하지 않는 115개 지방정부의 상당수는 대중교통이 열악한 광역시 외 지역으로, 유료 노상 및 노외주차장이 없는 지방정부가 33개이며, 82개 지방정부에서는 여건이 어려워 5부제를 시행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방정부는 공영주차장 이용을 제한할 경우 지역경제 악영향과 주민생활 불편이 우려된다는 입장인데, 이러한 불편과 민원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위기 극복을 위해 약 30% 공영주차장이 5부제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자찬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4월 16일 기준 총 73개 기업 및 협·단체(40개 기업, 19개 금융사, 14개 협·단체)가 승용차 부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기후부 제공

국토부 일반 통계 끌어다 '5부제 효과 부풀리기' 의혹


지자체의 저조한 참여율보다 더 큰 문제는 기후부가 당초 공영주차장 5부제 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밝힌 에너지 절감 효과가 무의미해졌다는 점이다.

당시 기후부는 지방정부를 비롯해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노상·노외 유료주차장 약 3만 곳(약 100만 면)에 5부제를 적용하면, 국제에너지기구(IEA) 추산 약 100만 대에 5일제를 적용하는 효과와 동일해 월 5천~2만 7천 배럴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4월 1일 민간부문 공영주차장 5부제 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밝힌 기대효과. 당시 보도자료 캡처

기후부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매년 조사하는 통계(전국 주차장 설치 현황)에 따라 최초 3만 곳으로 추정했으나, 기존 통계자료에는 도시지역의 거주자 우선 주차장, 농어촌지역 무료주차장 등이 상당수 포함돼 있던 것을 확인해 수치를 정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영주차장 차량 출입제한은 이번이 최초 시행으로, 효과분석 사례가 없다"며 "시행종료 후 별도 분석 용역 시행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기후부가 차량 부제를 발표하면서 부제 효과와 관련된 통계 수치를 부풀린 뒤 축소 정정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기후부는 지난달 24일 공공부문 차량 5부제 강화 조치를 발표할 때도 적용 대상을 '약 1020개 공공기관과 국공립 초·중·고교, 대학 등 약 2만 개 기관의 공용 및 임직원 차량 약 150만 대', 기대 효과를 '하루 약 3천 배럴의 에너지 소비 절감'으로 공표했다가 정정했다.

기후부가 이달 1일 공공 2부제를 발표하면서 재추산한 적용 대상은 '1만여 개 기관 약 130만 대'로 줄었다.

기후부는 시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네이버·카카오·티맵 3사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공영주차장 승용차 5부제 시행 여부를 안내하는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서비스 제공의 바탕이 돼야 할 정부 통계부터 뒤죽박죽인 만큼 당분간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카카오, 티맵 공영주차장 5부제 시행 안내 예시 화면.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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