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 논란을 빚고 있는 정부 차원의 제주4·3추가진상조사. 사전심의를 담당하는 법정기구인 분과위원회가 지난 조사 과정의 문제점을 들어 4·3평화재단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아울러 향후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검토위원회와 집필위원회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분과위, 4·3평화재단 공식사과 요구
국무총리실 산하 4·3중앙위 추가진상조사 분과위원회(이하 분과위)는 17일 제주시 4·3평화재단 대회의실에서 제12차 회의를 진행했다. 지난달 '3기 분과위'가 구성된 이후 두 번째 회의다. 이날 4·3평화재단과 제주도, 행정안전부로부터 지난 조사 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경과보고를 받았다.이후 분과위는 추가진상조사를 담당한 4·3평화재단이 향후 도민과 유족에게 공식 사과하도록 권고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3년6개월의 조사 기간 사전심의를 제대로 받지 않고 조사 일정도 지키지 않는 등 절차적 하자 문제에 대해 지금껏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지난해까지 4·3추가진상조사를 끝내겠다는 정부 약속도 물거품 됐다. 결국 해를 넘기며 올해에도 4억7천만 원이 추가되는 등 지금까지 투입된 정부 예산만 33억 원 상당이다.
염미경 분과위원장(제주대 사회교육학과 교수)은 "지금까지 추가진상조사 과정에서 4·3평화재단의 책임이 크다. 법률에 명시된 절차를 어기고 도민과의 약속도 저버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서 분과위에만 사과했는데, 도민과 유족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분과위는 또 행안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4·3사건처리과와 제주도의 관리감독 소홀 문제도 분명히 했다. 관리감독을 제대로 했다면 조사 과정에서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보고서 작성…검토·집필위원회 운영
이날 분과위는 향후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전문가 자문 기구인 '검토위원회'와 가칭 '집필위원회'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조사기한 마지막 날인 지난해 6월 30일 행정안전부에 제출된 7권 분량의 보고서 초안이 보고서 형태라기보다는 사실상 자료집 수준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지난해 2기 분과위의 요구에 따라 이미 도내·외 석학으로 구성된 검토위원회를 유지하고 자문을 받되, 각 조사 분야의 전문가로 꾸려진 집필위원회에서 보고서 작성을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9월 구성된 검토위원회의 경우 위원들을 공식 위촉하지도 않았고, 과업 지시도 이뤄지지 않았다. 사실상 현재까지 회의 한 번 열지 않았다. 이에 따라 3기 분과위 때 꾸려지는 검토위와 집필위의 경우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구체적인 역할과 업무에 대해 책임을 부여한다.
오는 30일 오후 4시에 열리는 제13차 4·3추가진상조사 분과회의 때 검토위원회와 집필위원회 위원에 대한 구성을 마친 뒤 향후 구체적인 보고서 작성 계획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 차원의 4·3추가진상조사는 2021년 3월 전부 개정된 4·3특별법에 따라 이뤄졌다. 2003년 확정된 정부 4·3보고서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과 새롭게 발굴된 자료로 재조사가 필요해서다. 조사 대상은 △4·3 당시 미군정의 역할 △재일제주인 피해실태 △연좌제 피해실태 등 모두 6개 분야다.
분과위 사전심의를 모두 마친 보고서는 4·3중앙위에서 심의 의결하고, 국회 보고까지 이뤄지면 정부 공식 보고서로 확정된다. 2003년 이후 두 번째 정부 4·3진상조사보고서가 나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