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까지 아이들과 함께한, 선생님들의 고귀한 희생을 추모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순직한 교사 12명의 이름이 고(故)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 씨의 떨리는 목소리를 타고 현충원에 울렸다.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순직한 교사와 소방관, 의사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기억식이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열렸다. 기억식은 헌화와 합동참배, 추모사 등으로 꾸려졌다.
순직자 소개 팸플릿에는 앳된 교사들의 얼굴이 엿보였다. 참사 당일 생일이었던 김초원 교사(당시 26세)는 전날 밤 학생들이 선물한 목걸이와 귀걸이를 차고 순직했다.
아버지 김성욱 씨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벌써 12년이 지났지만, 잊지 않겠다고, 함께 하겠다던 약속을 지금도 기억한다"며 "오늘도 이 자리에 12년째 함께하고 있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단원고 2학년 8반 담임이었던 김응현 교사(당시 44세)는 학생들을 갑판 출입구까지 인솔해 대피 시켰다. 그는 다시 학생들이 있는 배 안으로 들어가 아이들의 탈출을 돕다가 순직했다.
김 교사의 형 김응상 씨는 "강산도 변한다는 긴 시간이 흘렀지만, 4월의 공기는 여전히 진도 체육관과 팽목항에서 불던 차갑고 스산했던 바람을 느끼게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12년의 물리적 시간은 망각이 아닌, 더 깊게 새기기 위한 기억의 시간이었다"며 "기억한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는 일이 아니라 다시는 그런 아픔이 반복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약속"이라고 말했다.
당시 세월호 수색 지원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헬기가 추락하며 순직한 소방관 5명과, 승객의 탈출을 돕다가 숨진 승무원들에 대한 추모도 이어졌다.
권영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장은 "참사 당시, 최초 신고를 신고 전화를 받은 소방상황실이 적극적으로 선내 탈출을 지시했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소방관들은 오늘도 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 이후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있었지만, 해양 경찰 지휘부는 아무도 처벌받지 않고 하위직 1명만이 처벌을 받았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기록의 보존이 있어야 책임을 물을 수 있고, 사회적 참사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억식은 대전지역 종교·시민사회단체 등 각계가 모인 '세월호 참사 12주기 대전준비위원회'가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