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 호출을 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소주나 한잔 하자고 부른 줄 알았다"며 사전에 계엄 계획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증언했다.
박 전 장관은 15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이 부르기에 '대통령의 마음이 편치 않아서 소주나 한잔 하자고 불렀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갑자기 비상계엄 선포를 언급하자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고, 당황스러웠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에게) '현 상황을 계엄으로 해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비상계엄으로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재판부가 계엄 요건 충족 여부를 검토한 뒤 반대한 것인지 묻자 "당시 상황에서는 (비상계엄 선포 요건을) 자세히 따져보지는 못했다"며 "무조건 만류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정무적 판단으로 비상계엄 선포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또 박 전 장관은 이 전 장관을 포함한 국무위원들 역시 계엄 선포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다만 이 전 장관이 언론사 단전·단수와 관련된 지시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무리하고 오는 22일 변론을 종결하는 결심공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결심공판에서는 특검의 구형과 변호인 측 최후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 전 장관은 불법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주요 기관 봉쇄 계획과 언론사 5곳의 단전·단수 조처 지시를 받고 이를 허석곤 전 소방청장에게 전달·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1심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을 형법상 내란으로 인정하면서 "내란 개시 이후 특정 언론사의 단전·단수를 지시해 내란 가담이 인정되는 이상 폭동 행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며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