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15일 "최근 몇개월 간 (원·달러) 환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장부 외 파생상품을 통한 거래가 많아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중동 리스크가 계속 진행돼 2차 파급효과가 있으면 통화정책을 써야 한다고도 했다.
신 후보자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현재 환율이 너무 높아 걱정이 아니냐"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신 후보자는 "올해 3월과 같이 금융 제도 자체가 충격을 받아서 큰 변화가 있을 땐 국제 자본 흐름에 잡히지 않는 움직임을 통해 시장이 작동하는 면이 있다"며 "특히 선물환 시장이 아주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뿐 아니라 지난해 4월 미국 상호관세 부과, 2년 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당시에도 장부상 자본 유출보다는 장부 외 파생 상품을 통한 거래가 많이 있는데 이번에도 한국에서의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가 상당히 큰 몫을 한 것 같다"며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도 가끔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신 후보자는 또 "통화정책의 핵심은 물가안정"이라면서 "중동 리스크가 계속 진행돼서 근원물가나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전이되고 2차 파급효과가 있으면 통화정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잠재성장률 장기적으로 상당히 유망…일본과 달라"
신 후보자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장기적으로 상당히 유망하다"면서 "부문 간 양극화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지만, 기술력이 상당히 탁월하고, 앞으로 있을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잘 활용할 수 있다.일본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그는 "일본의 경우 1980년대에 붐을 통해 자산 가격이 높아져서 그것이 꺼지는 상황에서 금융 제도에 여러 부담이 있었고, 해소하는 기간도 상당히 길었다"고 덧붙였다.
신 후보자는 또 '중동전쟁으로 경제 성장은 하방 압력을 받고 물가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처럼 상충하는 정책목표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가'라는 질문에 "물가와 성장이 상충하면 항상 무게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 문제가 중요한 것 같다. 지금 상황에서는 물가가, 특히 한국처럼 유가에 이렇게 민감한 경제에서는 유가 충격이 상당히 큰 만큼 물가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실용적 매파 평가 동의 안 해…매·비둘기파 구분 바람직하지 않아"
자신을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규정하는 시장의 평가에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신 후보자는 "(실용적 매파라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분법으로 매파냐, 비둘기파냐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근로소득 증가율이 자산 가격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앙은행은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두 가지 책무가 있는데, 만약 금융 안정이 저해되고 자산 가격에 어떤 큰 버블이 생겨서 그게 붕괴할 경우 발생할 여러 가지 부작용을 막아 주는 게 참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후에 어떤 조치를 하는 것보다 사전에 복원력을 키우고 경제 제도를 미리 정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 예금토큰과 보완적·경쟁적 사용 가능"
신 후보자는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기반 예금토큰이 통화 생태계 내에서 각각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제가 과거에는 스테이블코인이나 가상자산에 부정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론의 틀도 어느 정도 정립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중앙은행을 이끄는 자리에서는 자기 의견보다 여러 주체의 의견을 다 모아서 상호 보완적으로 어떻게 생태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스테이블코인은 (예금토큰과) 보완적, 경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그렇게 입장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신 후보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면 은행권 중심으로 발행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반드시 은행이 주도권을 갖고 해야 한다는 것보다, 현재로서는 은행이 고객 확인 업무를 가장 잘한다는 전제에서 그런 제안이 나온 것 같다"면서 "그게 혁신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핀테크 기업이 컨소시엄 안에서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