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개발한 우주방사선 측정 장비가 2년 9개월간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우주환경 관측 역량을 입증했다. 지구 저궤도에서 확보한 방사선 데이터가 향후 달 탐사와 우주인 안전 연구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주항공청과 한국천문연구원은 차세대소형위성 2호에 탑재된 '근지구 우주방사선 측정 장비(레오도스)'가 임무를 종료했다고 15일 밝혔다.
레오도스는 2023년 5월 누리호(3차)에 실려 발사된 뒤 약 한 달간의 초기 점검을 거쳐 같은 해 6월부터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했다. 당초 목표였던 2년을 넘어 총 2년 9개월 동안 운용되며 안정적인 성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 장비는 우주에서 유입되는 방사선을 하전입자와 중성자로 구분해 측정하는 장비로, 위성이나 우주비행사가 받는 방사선 피폭 수준을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 그동안 제한적이었던 저궤도 방사선 환경 데이터를 장기간 축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특히 레오도스는 임무 기간 동안 전 지구 우주방사선 지도를 완성하며 국제우주정거장(ISS) 궤도에서 관측이 어려웠던 극지방 상공까지 포함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지구 전역의 방사선 분포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관측 결과도 주목된다. 태양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에는 오히려 우주 방사선량이 약 40% 감소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태양에서 방출되는 에너지가 외부 우주방사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면서 지구를 보호하는 '천연 방패' 기능을 한다는 점이 실제 관측으로 입증된 것이다.
또 2024년 발생한 대규모 태양 폭발(GLE 75)을 실시간으로 포착하며, 방사선 급증이 위성 오작동이나 우주인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해당 현상은 수십 년에 한 번 나타나는 강력한 태양-지구 환경 교란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성과는 향후 우주 개발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저궤도 방사선 데이터는 위성 설계뿐 아니라 항공기 탑승객의 방사선 노출 연구, 우주비행사 안전 기준 마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무엇보다 달 탐사에서는 방사선이 핵심 위험 요소로 꼽힌다. 지구 자기장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달 환경에서는 방사선 노출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측정하고 예측하는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연구진이 개발 중인 달 표면 방사선 측정 장비(LVRAD)가 NASA의 상업 달 수송 프로그램(CLPS)에 참여하는 등 후속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저궤도에서 축적된 레오도스 관측 기술이 달 탐사로 확장되는 구조다.
정부는 이번 임무를 계기로 저궤도를 넘어 달과 심우주까지 직접 관측하는 기술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우주항공청 관계자는 "이번 레오도스 임무를 통해 우리 기술로 우주환경을 직접 관측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향후 우주방사선 연구와 탐사 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