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특사 앞세워 '탈출외교'…겹봉쇄에 해법은 안갯속

이란 특사, 호르무즈 관련 협상…우리 선박 26척 정보 제공
호르무즈 상황 변동으로 꼬이는 해법…"상황 낙관 쉽지 않아"
영·프 주도 국제회의도 참석…"양자·다자 협의 상충 않아"

정병하 전 대사. 연합뉴스

정부가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기간을 이용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우리 선박 탈출을 위한 양자 및 다자 차원의 외교전에 돌입했다. 다만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역(逆)봉쇄에 돌입하면서 해법은 여전히 미지수다.
 
13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최근 이란 측에 우리 선박 26척의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이란에 급파된 정병하 외교부장관 특사는 이란 측 고위급 인사들과 접촉해 한국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문제와 관련해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정부는 선박정보 제공을 비롯한 이란과의 양자 협의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이란 측의 안전보장을 완전히 신뢰하기 힘들 뿐더러 선박정보 제공이 이란 측이 내건 협상 프레임에 말려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개별협상이 국제공조에서 이탈하는 모습으로 비치는 모양새도 경계해왔다.
 
다만 정부는 전쟁이 휴전 국면에 돌입하면서 향후 이란과의 협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국가들이 주이란대사관을 철수하는 상황에서, 대사관을 유지하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특사를 파견한 것 자체가 협상에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역봉쇄하고 이란 또한 군사적 대응을 경고하며 호르무즈 해법은 꼬이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지난 주말 진행된 중동전쟁 종전 협상이 합의점을 제대로 못 찾는 것 같다"며 "(미국과 이란이) 계속 협상을 하겠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서 상황을 낙관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이란과의 양자 협의와는 별개로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다자 공조의 틀도 유지하고 있다. 외교부는 15일 영국과 프랑스의 주도로 열리는 호르무즈 해협 관련 국제회의에 정의혜 차관보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적·군사적 트랙을 조율해 가면서 분쟁 종료 이후 해협 안정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식별해 나가는 것이 회의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과의 양자적 협의와 다자적인 협의가 상충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휴전 합의라는 큰 국면 속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한 탈출이라는 최우선 순위를 두고 고도의 외교적인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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