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서 '부울경 메가시티 복원' 외칠 때 국회선 '깜짝 통합 발의'

지방선거 앞두고 '경남부산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 국회 발의
민주당 부울경 메가시티 전략 대응 '선거용 포석' 분석

박완수 경남지사(오른쪽)와 박형준 부산시장. 경남도청 제공

6월 경남지사 선거에 나선 전현직 지사 간 '부울경 메가시티·행정통합 실체'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경남도와 부산시가 14일 '깜짝' 발표한 '경남부산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의 발의는 여러모로 공교롭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박완수 경남지사의 메가시티 중단으로 "35조 원을 날려버리고, 20조 원을 걷어찼다"고 맹공을 퍼부은 다음 날, 박 지사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국회로 달려가 '8조 원 규모의 자주재원 확보'를 명문화한 특별법 발의로 맞불을 놓았다.

김 후보의 공세가 이어진 직후인 데다 민주당 부울경 시도지사 후보들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징성이 담긴 김해 봉하마을에서 공동 출정식을 열고 메가시티 복원을 외치며 세 과시에 나선 비슷한 시각, 국민의힘 소속 박 지사와 박 시장이 특별법 발의라는 담론을 터뜨린 것은 여권의 세 결집 효과를 상쇄하고 지역 통합 논의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장 실현 가능성보다는 이슈 선점으로 표심을 겨냥한 선거용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특별법 발의 시점은 경남도 내부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전날 박 지사의 요청으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도 메가시티 실체에 의문을 제기하며 행정통합 의지를 이어가겠다고 말했지만, 다음날 발표할 경남부산의 최대 이슈인 특별법 발의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날 오전 예정된 확대 간부회의도 취소됐다.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며 '완전한 지방정부'를 표방하는 법안 발의 관련 일정을 25분 전에 알리며 깜짝 발표한 것을 두고 "민주당의 메가시티 복원 공세에 밀리지 않기 위해 급하게 카드를 꺼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김상욱 울산시장 후보. 민주당 경남도당 제공

박 지사는 그동안 김 후보의 특별자치단체(특별연합) 모델을 '이름만 특별한 메가시티'라고 깎아내리며 실질적인 권한 이양이 담긴 '지방분권형 행정통합'만이 답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행정통합 특별법은 그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선거 국면에서 '정책적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박 지사는 기자 간담회에서도 "메가시티의 실체가 특별자치단체 연합인지, 행정통합인지부터 확실히 밝혀야 한다"며 "막연하게 메가시티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도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는 "메가시티의 실체는 중앙정부로부터 받아내기로 했던 광역교통망 등 35조 원 규모의 지원이었고, 20조 원 규모의 행정통합 지원 기회도 날렸다"고 맞받아쳤다.

법안에는 국세·지방세 비율 6대4 조정, 11개 초광역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파격적인 특례가 담겼다. 그러나 이는 정부·국회와의 치열한 협상이 전제돼야 한다. 여당의 '메가시티 복원' 전략에 대응하는 '정치적 맞불'이라는 말이 나온다.

박 지사와 박 시장은 "통합의 성패는 실질적 자치권 확보에 달려 있고, 그동안 통합 자치단체의 위상과 자치권을 규정한 '통합 기본법' 제정을 수차례 건의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다"면서 "부산과 경남은 더 이상 정부의 응답만을 기다리며 골든타임을 허비할 수 없다"며 특별법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주민투표로 최종 뜻을 확인해 2028년 통합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이번 선거는 부울경의 미래를 두고 극명한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민주당 부울경 시도지사 후보들이 '메가시티 즉시 복원'을 통한 정권 탈환을 노린다면, 국민의힘 현역 시도지사들은 '지방분권형 행정통합'이라는 더 강한 프레임을 구축해 정책적 수성에 나선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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