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단순한 시설 짓기 경쟁에서 벗어나 실제 인구를 지역으로 끌어들여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중심으로 운용방식이 개편된다.
행정안전부는 2027년도 지방소멸대응기금에 대한 평가와 배분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고 14일 밝혔다.
2022년 도입된 '지방소멸대응기금'은 2031년까지 10년 동안 매년 1조 원 규모로 지자체가 직접 주도하는 지방 소멸 대응 체계를 지원한다.
다만 시설 건립 위주의 하드웨어 사업에 편중되는데다, 1년짜리 예산 집행에 급급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고, 공급자 중심의 사업 추진으로 정작 주민들이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한계들도 지적됐다.
이번 개편은 투자계획 평가 기준을 바꾸는 데 방점이 찍혔다. 내년부터 행안부는 투자계획 평가 기준을 바꿔 △일자리 △주거 △돌봄 등 주민 의견을 반영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사업에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완공된 시설물의 운영 상태와 실질적인 인구 유입 효과에 대한 평가 비중을 확대해 '일단 짓고 보는' 무분별한 투자는 방지할 계획이다.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금을 배분할 때 사회연대경제조직 등 주민 중심 사업체가 참여하는 투자계획에는 따로 가점을 부여한다. 특히 국정 기조를 반영한 사회연대경제 활성화와 햇빛 소득마을 지원 사업 등이 포함되면 가점을 받는다.
이에 따라 1조 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사실상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사회연대경제'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행안부 김군호 균형발전국장은 "사회연대경제 조직 주민이 있는 지역에는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그동안의 기반시설 조성은 토목·건축 사업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프로그램·제도 운영 부분에 (지원받을) 여지가 상당히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국장은 "일자리사업이나 주민행복마을 조성 등은 기반시설도 들어가지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과정에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협동조합 등을 통해서 할 수 있다"며 "햇빛소득마을의 경우, 경기 여주 구양리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협동조합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지방정부가 투자계획을 세울 때는 지역 현장 분석과 주민 의견을 토대로 직접 문제를 정의하도록 권장하고, 주민이 체감할 성과를 창출하는 사업이 우선순위를 갖도록 한다. 이를 위해 행안부는 관련 간담회·컨설팅을 상시 추진하고, 지자체에 전문가 그룹으로 밀착 지원할 계획이다.
또 기금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도록 기존 단년도 방식에서 벗어나 다년도 투자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관리 기준도 연도별 배분액 대비 집행률 대신 사업 계획 대비 집행률로 바꿔 투자계획에 따라 해마다 탄력적으로 기금을 배분할 예정이다.
지방정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평가 절차는 간소화한다. 필요하면 서면 평가 및 현장 답사 이후 발표 평가 대신 질의응답으로 대체한다. 배분 구조도 '나눠주기식'을 피하기 위해 최저 대비 최고 배분액 비율을 확대하고, 상위 등급 지역 수를 늘려 성과가 우수한 지역이 더 많은 기금을 확보하도록 인센티브 체계를 강화한다.
광역 지원계정의 권한과 책임도 확대한다. 광역 지방정부가 관내 기초 지자체에 단순히 기금을 재배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연계·협력 사업 발굴 △기금 투자계획 수립 지원 △지방소멸대응 과제 발굴 등을 통해 기초지자체의 정책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번 개편을 통해 지방정부는 지역 문제 해결 중심의 다년도 투자계획을 수립하여 기금을 지역 활력 제고에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며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고 지방의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데 효과적인 마중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