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산업현장에서 사고로 숨진 노동자가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산업현장의 안전 관리 노력이 산재 감소의 신호탄을 쐈다.
특히 통상 산재사망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해왔던 업종인 건설업의 사고사망자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절반 가까이 급감했고, 비교적 안전체계가 취약해 사고가 잦았던 소규모 사업장들에서도 사고사망자가 크게 줄었다.
고용노동부가 14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 잠정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사고사망자는 113명(98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7명보다 24명(-17.5%) 감소한 수치로, 사고 건수 역시 31건(-24.0%) 줄었다. 특히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2년 이후 1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사고사망자 수가 적었다.
이는 숨진 노동자의 유족에대 한 보상 승인 시점을 기준으로 집계해 시차가 발생하는 산업재해통계의 한계를 보완해 사고 현황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한 통계다. 다만 최종 조사 결과 산재가 아닌 것으로 판명될 사고도 포함될 수 있다.
기타업종 역시 22명(20건)으로 전년 동기 37명(37건) 대비 사망자는 15명(-40.5%), 사고 건수는 17건(-45.9%) 급감했다.
반면 제조업은 52명(39건)으로 전년 동기 29명(29건)보다 사망자는 23명(79.3%), 사고 건수는 10건(34.5%) 증가했다. 다만 이는 지난 3월 20일 발생했던 대전 자동차 부품공장 대형 화재사고로 14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영향이 커보인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대체로 큰 사업장 뿐 아니라 안전관리에 대한 투자가 열악한 작은 사업장에서도 큰 폭으로 사망사고가 줄어든 점이 고무적이다.
실제 전체 업종의 상시근로자 수 50인 또는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 사업장 사고사망자는 59명(57건)으로 24명(-28.9%), 26건(-31.3%) 감소하면서 전체 감소세를 주도했다.
기타업종에서도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사고사망자는 25명(25건)에서 14명(12건)으로 11명(-44.0%), 13건(-52.0%)씩 크게 줄었다. 50인 이상 사업장도 12명(12건)에서 8명(8건)으로 4명(-33.3%), 4건(-33.3%)씩 감소하는 데 성공했다.
제조업 역시 50인 미만 사업장의 사고사망자는 19명(19건)에서 16명(16건)으로 각각 3명(-15.8%), 3건(-15.8%) 감소했다. 다만 5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앞서 언급한 대전의 화재사고 영향 등으로 10명(10건)에서 36명(23건)으로 각각 26명(260.0%), 13건(130.0%)씩 크게 늘었다.
작은 사업장들의 개선세는 가장 규모가 작은 5인 미만 및 5억 미만 사업장을 살펴봐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전체 업종에서 5인(억) 미만 사업장의 사망자가 43명에서 28명으로 15명(-34.9%) 감소해 5인 이상 사업장들보다 감소폭이 훨씬 컸다.
특히 건설업의 경우 5억 미만 현장의 사고사망자가 27명에서 18명으로 9명(-33.3%) 감소했고, 기타업종은 13명에서 4명으로 절반이 넘게(-9명, -69.2%) 급감했다.
이 외에도 △화재·폭발 20명 △물체에 맞음 13명 △깔림·뒤집힘 12명 △무너짐 8명 순으로 뒤를 이었고, 기타 사유로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물체에 맞음(-3명) △깔림·뒤집힘(-1명) △무너짐(-3명)은 각각 줄어든 반면 △화재·폭발(10명) △기타(4명)은 늘었다.
광역지자체별로 보면 △경기 22명 △경북 16명 △대전 15명 △전남 11명 △경남 8명 △인천 7명 △충남 7명 △서울 5명 △전북 5명 △충북 5명 △강원 4명 순이었다. 증감을 보면 △서울(-12명) △부산(-10명) △경기(-9명) △울산(-4명) 등은 감소한 반면, △대전(+13명) △인천(+6명) △전북(+2명) 등에서는 사망자가 늘었다.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전체 113명 사고사망자 중 18명(15.9%)이 외국인으로, 전년 동기 대비 건설업에서는 4명(-40.0%), 기타업종은 2명(-66.7%) 감소했지만 제조업은 4명(57.1%) 증가했다.
건설업계의 경기가 저조해 애초 건설현장 자체가 줄면서 사고가 줄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에 노동부는 강하게 부정했다.
노동부 이민재 산업안전보건정책실장은 "이미 비교대상인 지난해 1분기에도 건설업 불경기로 사업장이 줄었다는 지적이 제기돼 큰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없다"며 "오히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증축할 건물을 개보수하는 수준에 그치는 등 큰 사업장들은 줄어도 상대적으로 안전관리가 취약한 작은 사업장들은 늘었는데도 사망사고가 줄어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건설업계에도 더 이상 산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긴장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고, 당국도 패트롤 점검 등에서 건설업 현장을 집중 점검하며 감독, 예방, 지원까지 이어가는 등 노력을 기울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대전 화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를 제외하더라도 제조업의 사망자가 증가한 데 대해서는 "제조업 현장에서는 지게차 운전 관련 사고나 보수작업 중 전원을 차단하지 않았던 사고가 부각됐다"며 "향후 패트롤 점검 및 감독에서 집중적으로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겨울 노동부가 강조했던 표어인 '떨어지면 죽습니다', '안전대 걸면 떨어져도 안죽습니다'에 이어 '수리할 때에는 전원을 차단하라', '보행 통로와 지게차 통행로를 구분하라' 등의 내용을 집중 홍보하겠다고 설명했다.
1분기 가장 타격이 컸던 화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소방청-노동부 간의 화재 발생 사업장 정보 공유체계를 구축하고, 위험·불량 사업장은 점검·감독과 연계하는 한편, 화재 위험 사업장 등 3900여 개소를 대상으로 노동부-소방청 합동 긴급 점검 및 기획 감독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