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와 금융 규제로 부동산 투기 제로 구현을 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구상대로 금융당국이 마지막 퍼즐인 '비거주 1주택자의 대출' 제한에 시동을 걸고 있다. 본인이 직접 사는 집이 아니라면, 아예 대출을 틀어 막겠다는 게 청와대와 정부의 기본 정책 방향이다.
지난해 유주택자가 받아간 전세대출 보증액은 14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HUG)·SGI서울보증이 지난해 유주택자에 제공한 전세대출 보증액은 13조 93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대출 보증액 109조 3995억 원의 12.7%다.
유주택자 보증액은 사실상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 규모로 볼 수 있다. 2018년 9.13 부동산 종합 대책을 통해 2주택자에 대한 신규 전세대출 보증은 금지돼서다. 보증비율을 고려하면, 1주택자에게 나간 전세대출 공급액은 14조 원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비거주 1주택'에 대한 대출을 옥죄면 14조 원 규모의 대출 중 상당 수가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전세대출은 무주택 서민을 위한 대출이라 공적인 기관이 보증을 서지만, 1주택자도 혜택을 본다는 점에서 논란이 돼 왔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 가운데 갭투자(전세 낀 매매)로 주택을 매수하고 본인이 거주할 전셋집은 전세매출로 충당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보증을 악용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금융당국은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만기를 원칙적으로 연장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9월 이후 2억 원으로 제한한 1주택자 전세대출 신규 보증을 아예 차단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신규 보증과 만기 연장이 막히게 되면, 은행은 1주택자 전세대출을 중단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녀 교육이나 부모 봉양, 직장 이전 등 불가피한 사유에 대해선 예외를 인정해준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엑스(X·옛 트위터)에 "비거주 1주택도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에 따른 세금 감면은 타당하지 않다"면서도 "갭투자용이 아니라 주거용인데 직장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일시 비거주하는 경우는 제외됨이 명백하다"고 했다.
특히 갭투자로 주택을 매수하고 본인은 전세대출을 받아 세입자로 거주하고 있는 '영끌 대출자'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세대출을 갚기 위해 본인 소유 아파트를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서다. 갭투자가 불 붙은 지난 2020년~2022년의 대출 금리는 대략 연 2~3%였으나 현재는 연 5~7%로 금리가 3%P(포인트) 이상 뛰었다.
이 대통령은 12일 엑스에 "남의 돈으로 부동산 투기해 돈 벌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의욕을 잃는다"며 "세제, 금융, 규제 정상화를 통한 부동산 투기 제로 구현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또 반드시 해야한다"며 1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 제한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