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뛰는데 3차 석유 최고가격 '동결'…정부 재정 부담 확대 우려

국제 경윳값 23.7% 폭등에도 2차 가격 동결…인위적 가격 억제에 따른 부작용 우려
전문가들, 석유 최고가격제 보완 필요성 지적

황진환 기자

국제유가 변동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3차 석유 최고가격을 2차와 같은 가격으로 동결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가 도입한 석유 최고가격제가 국가 재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 흐름을 살펴보면 3차 석유 최고가격은 인상되는 분위기였다. 최고가격은 아시아 시장 벤치마크인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의 최근 2주간 평균 변동률을 반영해 산정된다.

MOPS 변동률만 고려하면 3차 최고가격은 인상 요인이 컸다. MOPS 기준으로 지난 2주간 휘발유 가격은 1.6%, 경유 가격은 23.7%, 등유 가격은 11.5% 각각 상승했다.

비록 지난 8일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합의로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급락하긴 했지만 고시 가격 산정 기준이 되는 MOPS의 2주간 등락률은 상당폭의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민생 부담을 고려해 최고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10일 0시를 기해 적용된 3차 최고가격을 휘발유 리터(L)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 등 2차 고시 가격 그대로 동결했다.

특히 경유의 경우 인상 폭이 20%를 상회했음에도 화물차 운전자와 택배 기사, 농어민 등 생계형 수요자의 보호를 이유로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 2주간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이전에 비해 상승했지만 지난 8일 미국과 이란의 휴전 발표로 유가가 급락하면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고, 민생 물가에 석유 가격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위적인 가격 억제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유가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발생하는 정유사의 손실은 정부가 사후에 보전해줘야 한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6개월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목적 예비비 4조2천억 원을 배정했는데 2차 최고가격 산정 당시에도 국제유가 상승분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해 정유사 손실액이 누적돼온 상황에서 국제유가와의 괴리가 커질수록 투입해야 할 재정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최고가격제 적용이 얼마나 길어질지 불확실하지만 현재 재원에 비춰볼 때 크게 부담이 되지 않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수요 관리 측면에서도 정책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석유관리원의 주유소 판매량 통계에 따르면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에너지 위기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기름 소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3월 둘째 주와 넷째 주를 비교하면 휘발유는 24.7%, 경유는 16.3%나 더 많이 팔렸다.

전문가들은 석유 최고가격제가 단기적으로 가격 급등 속도를 억제할 수 있지만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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