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허가 없이 개장부터 한 의왕무민공원…왜 서둘렀나

이미 개장했는데…3개월 뒤 시설 허가
그린벨트 내 무허가 시설 설치했던 것
건진 부탁 후 金 지시+절차상 하자까지
의왕시 "경미한 사항"…특수본 수사 중

의왕무민공원 개장식 당시 전경. 의왕시 제공

건진법사 전성배 씨 청탁 논란에 휩싸인 경기 의왕 무민공원이 인허가 없이 특정 시설물들을 설치한 뒤 개장까지 했다가, 뒤늦게 인허가를 위한 행정절차를 밟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전씨 재판에서 전씨가 해당 공원 조성 사업의 핵심인 무민 캐릭터 사업을 준비 중이던 업체(콘랩컴퍼니)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전씨 부탁을 받은 김성제 의왕시장이 급하게 사업을 추진하려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두 사람 간의 유착 의혹이 커지고 있다.
 

그린벨트에 무허가 시설 설치 후 무민공원 개장

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의왕시는 2023년 11월 무민공원 개장식을 개최했다. 당시 개장식 사진과 기존 시에서 배포했던 보도자료 등을 보면 공원에 △대형 무민아트볼 △무민캐릭터 조형물 △어린이 놀이시설 등이 설치됐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2024년 2월, 무민공원 내 조경·유희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가 협조해달라는 공문이 의왕시 5명의 담당 부서장에 전달됐다. 허가 신청인은 다름 아닌 '의왕시장'이었다.
 
이미 조경·유희 시설 등을 갖추고 개장까지 해놓고 뒤늦게 인허가 절차를 밟은 것.
 
의왕무민공원에 설치된 대형 조형물과 놀이시설 등의 모습. 의왕시 제공

해당 부지는 의왕 내 장안지구 개발에 따른 훼손지 복구사업에 따라 2023년 4월 녹지공원으로 준공된 지역이다. 개발제한구역에 해당돼 각종 개발행위가 엄격히 제한된다. 시설 및 조형물 등을 설치하려면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개발제한구역법)'은 그린벨트 내 허용범위를 벗어난 공작물 설치 등을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이런 행위를 하기 위해선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시·도지사 사전허가를 받도록 규정한다. 특히 최초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로 확정된 훼손지 복구계획에서 벗어난 테마형 조형물 등의 설치는 재심의나 허가 대상이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거나, 경미한 위반이더라도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부동산 학계와 정부부처 전문위원으로 활동해온 한 교수는 "훼손지 복구사업은 개발제한구역 등을 개발하면서 훼손한 부분을 원상 복구하는 게 원칙"이라며 "이곳에 기존 계획에 없던 시설물을 설치하려면 반드시 공사 전에 심의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왕시, 무민공원 조성 속도전?…왜 그랬나

2023년 11월 2일 의왕무민공원 개장식 현장에서 김성제 의왕시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의왕시 제공

하지만 의왕시는 법 위반 정황을 인지했음에도 시공 업체에 아무런 법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 오히려 사후 허가 절차를 통해 문제 요소를 해소해줬다.
 
이처럼 시가 무민공원 조성을 서두른 정황은 사업 추진 전 과정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계획 수립 단계부터 김 시장의 지시로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전씨 판결문과 시 업무추진 문서 등을 보면, 김 시장은 전씨로부터 부탁(2022년 11월 30일)을 받은 지 닷새 만에 무민밸리 벤치마킹 추진을 지시했다.
 
이어 시는 콘랩컴퍼니, 시공사 등과 잇따라 업무협약을 맺으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러면 의왕시는 왜 일부 행정절차를 어기면서까지 사업 추진을 서둘렀던 걸까.

콘랩컴퍼니는 무민공원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무민 캐릭터의 저작권자 측과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 발효일을 무민공원 개관일로 설정했다. 또한 2023년 12월 31일까지 공사가 되지 않으면 계약을 파기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콘랩컴퍼니 입장에선 공사를 최대한 빨리 시작해서 개장을 앞당겨야 하는 사업 구조였다.
 
그러나 보통의 경우 그린벨트 내 훼손지 복구사업지에 추가 시설을 설치하려면 인허가 절차만 수 개월이 걸린다. 국토부 재심의까지 받아야 하면 1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다. 시가 콘랩컴퍼니의 사업 편의를 봐주기 위해 인허가 절차를 건너뛴 채 사업 추진을 서두른 게 아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지난 2월 전씨는 김 시장에게 사업 추진을 요청하고, 그 대가로 해당 사업을 준비하던 콘랩컴퍼니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의왕시 "경미한 사항…사후 허가 처리해 문제없다"

2023년 11월 2일 의왕무민공원 개장식. 김성제 의왕시장은 축사에서 A업체와 콘랩컴퍼니에 빠른 개장을 해줘 고맙다는 감사인사를 전하면서, 특히 무민 아트볼 등의 특징을 직접 소개했다. 의왕시 제공

이번 사안에 대해 의왕시는 절차상 일부 불법 사항을 뒤늦게 인지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경미한 시설 설치에 대해 사후 허가 처리를 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의왕시는 "(개장 당시) 무민공원은 행정절차가 진행중인 상태였다"며 "경기도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의 경미한 변경 승인 전에 시공사가 설치한 아트볼(1개)과 조합놀이대(1개)를 철거 후 원상복구 해 2024년 2월 1일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불법행위에 대한 원상복구가 진행 중이어서 행정처분이나 수사의뢰는 하지 않았다"며 "경기도 협의 결과 GB(그린벨트)관리계획 수허가자는 시공사가 아닌 의왕시가 돼야 한다고 해 시에서 최종 처리했다. 더 이상의 자세한 사항은 수사를 받고 있어 답변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김건희 특검팀에서 수사해온 김 시장에 관한 전씨 연루 의혹사건을 이관 받아 수사 중이다. 혐의는 제3자 뇌물수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이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2025년 9월 12일자 "[단독]건진에 업체 소개받고 무민공원 지시한 의왕시장…왜?" / 9월 19일자 "[단독]건진이 사업 부탁하자 '무민 벤치마킹' 나선 의왕시" / 11월 26일자 "[단독]김성제 의왕시장, '건진법사 의혹사건'으로 특검 입건" / 2026년 1월 13일자 "[단독]김성제 의왕시장, 건진법사 의혹사건 '특검→警'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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