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석유 최고가격이 2차와 같은 수준으로 2주간 유지된다. 미국-이란 휴전으로 국제 유가가 급락한 가운데, 정부는 민생 안정을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국 주유소 휘발유·경유 평균 가격은 2천원 초반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등 불확실성이 여전해 향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차 최고가격 동결…전국 기름값 2천원대 초반 형성 전망
산업통상부는 10일 0시부터 2주간 정유사 공급가격에 적용될 3차 최고가격을 동결한다고 밝혔다. 최고가격은 2차 때와 동일하게 리터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유지된다.
앞서 정유업계 등에서는 3차 최고가격 상한선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최고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는 국제 유가가 최근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 경유 가격은 15% 이상 오르며 국내 가격과의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동결 카드를 선택했다. 휘발유의 경우 2주간 상승폭이 제한적이었고, 휴전 직후에는 큰 폭으로 하락하기도 했다는 점을 고려했다. 상승세가 가팔랐던 경유는 일부 직종의 생계와 직결된다는 점도 반영됐다.
산업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일반 소비자가 많이 이용하는 휘발유는 수요 관리가 필요하지만 가격 상승 폭은 크지 않았고, 가격이 크게 오른 경유는 화물차 운전자, 택배 기사, 농민과 어업인 등 생계형 수요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3차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휘발유는 20원, 경유는 300원, 등유는 100원의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양 실장은 "3차 최고가격 설정으로 여러 상승 효과 등을 고려하면 그 정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국 평균 휘발유·경유 가격은 2천원대 초반을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1·2차 최고가격제 시행 당시 일선 주유소 가격이 최고가격보다 약 100원 높은 수준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기준 전국 평균 리터당 휘발유 가격은 1985.86원, 경유는 1978.81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이미 2천원을 넘어섰다.
양 실장은 "3차 최고가격을 동결한 만큼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유사 공급가격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주유소 가격이 크게 변동할 요인은 크지 않다는 취지다. 다만 최근 상승세가 꺾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재봉쇄 등 불확실성 여전…재정 부담 확대 우려
다만 중동 사태가 여전히 유동적인 만큼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휴전 직후 이란은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을 문제 삼으며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이 휴전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현재까지 "원유 수급이나 물량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미-이란 협상 추이에 따라 휴전이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국제 유가는 다시 급등할 수 있다. 이 경우 국내 기름값과의 격차가 확대되며, 정유사 손실을 보전해야 하는 정부의 재정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민생 안정을 위해 3차 최고가격을 동결했지만, 상황에 따라 4차 가격 산정 시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양 실장은 "최고가격제를 6개월간 시행한다는 가정하에 목적예비비 4조2천억원을 편성했다"며 "아직 재정 부담이 한계를 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고가격제 시행이 한 달가량에 불과해 아직 여유가 있다는 취지다.
또 상황에 따라 3차 최고가격 적용 기간을 조정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양 실장은 "중동 상황이 안정될 경우 적용 기간을 1주로 할 수도 있고, 3주로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