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두 달 앞인데 장동혁 미국행…이 시점에 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연합뉴스

지방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방미 일정을 두고 말이 많다. 당의 공천 내홍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 지역 대신 워싱턴' 행보를 택한 배경을 두고 당내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공천 갈등·지지율 정체 …"왜 지금 가냐"

연합뉴스

1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이 서울·경기·대구·부산 등 주요 지역 공천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장동혁 대표가 방미 일정을 소화하는 것을 두고 당내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장 대표는 미국 '친공화당' 성향 비영리단체 국제공화연구소(IRI)의 초청을 받아 오는 14일부터 2박 4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다. 미국 상·하원 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인사들과의 면담과 교민 간담회 일정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작 당내에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천 갈등과 지지율 정체가 이어지는 마당에 왜 가냐는 것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이 시점에 꼭 가야 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가 한국만 특정한 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일본 등에 다 섭섭하다고 했다"며 "모두에게 섭섭한 건 아무에게도 섭섭한 게 아니니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방미 성과를 얘기하려면 트럼프 대통령 지근거리에 있는 측근을 만나야 할 텐데 아직 그런 일정은 들은 바 없다"고 덧붙였다.

한 당 관계자도 "방미 일정 자체가 '도미(逃美)'란 얘기도 있다"며 "문제가 있으면 정면 돌파할 생각은 않고 계속 회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지방선거 후보들조차 장 대표 방문을 꺼리는 기류가 감지되면서, 지도부가 민생 현장 행보를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의 한 당협 관계자는 "장동혁 대표가 유세 온다고 하면 누가 오라고 하겠느냐. 다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구 출신 한 당 관계자도 "대구도 이번에 '필패'란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보수 성향인데도 김부겸을 찍겠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중진들도 장 대표에게 얘기해도 잘 안 들으니 침묵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지도부는 "방미 필요…지역행보 급할 이유 없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윤창원 기자

장 대표 측은 이번 일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한 지도부 인사는 CBS노컷뉴스에 "(방미 일정 관련)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생각한다"며 "보수정당으로서의 정체성과 역량을 보여달라는 지적,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대안 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달라는 지적도 있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국제질서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대한민국 보수정당의 입장을 미국 측에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며 "초청이 반복됐지만 국내 정치 일정으로 미뤄오다 이제서야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역 행보 부족' 지적에 대해선 "현직 지자체장들이 대부분 우리 후보인데 선거 60일 전부터는 정당 행사 참석이 어렵다"며 "대표가 후보를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 급하게 지역을 찾을 필요는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최근 연이어 취소된 지방선거 지원 일정과 관련해선 "지역 요청에 따라 실무적으로 (계획을) 짜왔던 것이고, 확정된 일정은 아니었다"며 "후보를 만날 수 없는 상황이라 실무 계획 단계에서 정리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도 "국민의힘이 지역을 돈다고 지지율이 오르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미국 방문은 이재명 정부에 대한 '대안' 역할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 등과의 접촉도 시도하고 있다"면서도 "비판을 감수하고 가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건 장 대표가 감당할 몫"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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