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을 이유로 미국에 보관하고 있던 금을 전량 처분했다.
프랑스 공영방송 RFI은 9일(현지시간) 프랑스 중앙은행이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 사이 미국 뉴욕에 보관 중이던 금 129톤을 모두 처분하고, 동일한 규모의 금을 유럽에서 매입해 파리에 보관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프랑스 전체 금 비축분의 약 5%이며, 이에 따라 세계 금 보유 4위인 프랑스의 금 보유분 2437t 모두가 파리에 있게 됐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이번 조치가 정치적 동기와 무관하다. 기존 보유 금을 제련하는 것보다 새로 금을 사는 게 쉽고 유럽에서 양질의 금이 거래 중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금 보유국인 독일에서도 미국에 보관 중인 1236t의 금을 찾아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독일 납세자연맹 미하엘 예거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 불가능하고 수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 이것이 미 연방준비제도 금고에 있는 독일 금이 안전하지 않은 이유"라고 주장했다.
유럽 국가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이 유럽 동맹들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방위비 분담을 압박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과거에는 미국에 금을 보관하면 경기침체 때 신속한 달러 확보에 도움이 되는 등 긍정적 방안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도 이유로 지목된다.
한편,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을 포함한 중국이 새로운 금 거래 중심지가 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라는 기대도 나온다고 소개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레이먼드 영은 "프랑스 중앙은행의 조치가 이례적이다. 중국, 특히 홍콩으로서는 잡아야 할 전략적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금 선물시장 육성, 블록체인·스테이블코인과의 통합 등을 통해 홍콩이 새로운 금 거래 중심지를 목표로 할 수 있고, 국내총생산 성장률이나 통화정책 측면에서의 정책 안정성도 중국의 우위"라고 평가했다.
홍콩 정부는 연내 금 중앙 청산 시스템 시범 운영에 나서는 한편 3년 안에 금 보관 능력을 2천t 이상으로 확대해 홍콩을 '믿을 수 있는 글로벌 금고'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CMP는 유럽 국가들이 홍콩에 선뜻 금을 맡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캄보디아의 경우 지난해 말 금 보유분 일부를 중국에 보관하는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