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의 여윳돈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출보다 소득이 늘고 아파트 신규 입주가 줄어든 때문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한은이 9일 공개한 '2025년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269조 7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15조 5천억 원)보다 54조 2천억 원 늘어난 규모로,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기록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보통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순운용)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순자금 운용액이 대체로 음(-·순조달)의 상태인 기업·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김용현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의 여윳돈(순자금 운용액) 증가 배경에 대해 "지출 증가 폭을 웃도는 소득 증가와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감소 등의 영향"이라고 밝혔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작년 자금 운용 규모(342조 4천억 원)도 2024년(248조 8천억 원)보다 100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외 지분증권·투자펀드 운용액과 보험·연금 준비금이 각 106조 2천억 원, 87조 1천억 원 늘었다.
김 팀장은 "가계·비영리단체 지분증권·투자펀드 운용 규모는 2021년 119조 9천억 원 이후 최대"라며 "주가가 올라 가계가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펀드 등에 투자한 자금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5년 말 88.6%로, 전년 말(89.6%)보다 1.0%포인트(p) 낮아졌다.
김 팀장은 가계부채 비율 하락과 관련해 "지난해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가계부채 증가율이 GDP 증가율을 하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