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2주 동안 휴전하고 종전 협상을 벌이기로 합의한 것은 파키스탄을 중심으로 한 치열한 외교노력의 결과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지난달 2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는 위협을 한 시점부터 미국측이 휴전을 모색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직접적인 압박보다 무슬림 국가인 파키스탄의 설득을 수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하고, 최근 수주 동안 파키스탄 정부를 상대로 중재를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국방군 총사령관 등 고위인사들은 이란 지도부와 트럼프 행정부 사이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무니르 총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스티브 윗코프 특사뿐 아니라 JD 밴스 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는 등 긴밀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파키스탄 고위인사들은 미국이 작성한 15개 조항의 휴전안과 이란의 10개 조항을 중개하고, 2주에서 45일까지 다양한 휴전 기간 선택지와 함께 이슬라마바드를 협상 장소로 제안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입장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결국 우라늄 비축량 제한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의 조건에 대해 수용하는 분위기가 됐지만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일부 강경파가 마지막까지 문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휴전 타결 직전 혁명수비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화학 중심지 주바일을 드론으로 공격한 것도 협상을 방해하려는 막판 시도였다는 것이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의 분석이다.
한편, 협상 타결 후 국제사회에선 중동의 파국을 막는 데 역할을 한 파키스탄의 외교적 존재감이 커졌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남아시아 전문가인 마이클 쿠겔만은 "파키스탄은 몇 년 만에 가장 큰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고, 미국 싱크탱크인 중동정책위원회의는 "수십 년간 불안정한 국가였던 파키스탄이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 재부상하는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