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누가 쓴 책인가'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는 가운데, 커뮤니케이션북스가 인간 저술을 인증하는 'HAP(Human Authored Publication) 보증제'를 도입한다.
커뮤니케이션북스는 10일부터 자사 브랜드 도서에 'HAP 보증 마크'를 부착한다고 9일 밝혔다. 인간이 주도적으로 집필한 저작물임을 명확히 하고, AI 활용 여부에 대한 투명성을 높여 독자의 알 권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제도는 AI 활용 자체를 금지하기보다는, 저작의 책임과 창작 주체가 인간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 생성형 AI를 활용한 이른바 '딸깍 출판' 논란이 확산되며 저술 윤리와 신뢰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HAP 보증 마크는 일정 기준을 충족한 도서에 한해 부여된다. 저자는 ▲AI가 생성한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는 등 표절 행위를 하지 않을 것 ▲AI 활용 사실을 은폐하거나 독자를 오인하게 하지 않을 것 등을 포함한 윤리 서약에 서명해야 한다. 이후 원고 검토와 수정 요청 절차를 거쳐 편집본부의 최종 승인으로 보증 여부가 결정된다.
해당 제도는 우선 'AI문고' 시리즈에 적용된다. 커뮤니케이션북스는 현재까지 AI 리터러시 분야 도서 742종을 발행했으며, 오는 10월까지 1000종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부 독자와 언론으로부터 "AI가 작성한 책 아니냐"는 오해가 제기되면서, 저작 주체를 명확히 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황인혁 커뮤니케이션북스 관계자는 "이번 보증제는 인간의 정신문화 유산과 AI 산출물을 구별하고, 출판물에 대한 신뢰를 제도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시도"라며 "출판 산업 전반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커뮤니케이션북스는 향후 관련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고, 제도 도입을 희망하는 다른 출판사에도 보증 마크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출판인회의, 한국출판문화협회 등과 협의를 통해 업계 공동 기준 마련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