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마지막 금통위, 7연속 동결 유력…'연내 인상' 관측도

10일 한은 금통위 회의…연 2.50% 동결 전망
물가·금리·환율 '3高'에…"동결 외 선택지 사라져"
'인하 사이클 종료 공식화' 관측도
중동전쟁 영향 물가·환율 위험↑…연내 1~2차례 인상 관측 늘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0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이달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창용 총재가 임기 만료 전에 주재하는 마지막 금통위 회의다.
 
전문가 대다수는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전쟁 이후 높아진 유가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금융안정과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동전쟁의 영향으로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경우, 한은이 연내에 기준금리를 한 두차례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쟁 여파, 유가·환율 뛰고 성장률↓…"선택지는 동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금융시장에선 이날 금통위가 위원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연 2.50%로 7연속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인플레이션과 원·달러 환율의 상방 압력이 커지고, 경제 성장은 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한은이 금리 동결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동 사태로 유가와 환율이 뛰는 동시에 경제 성장률은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여, 금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전쟁발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지만 공급 충격의 강도를 가늠하는 과정에서 통화정책 신중론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매파적 신호를 보내 금리인하 사이클 종료를 사실상 공식화할 것이란 견해도 적지 않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국제유가가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은 물가 안정 의지를 보다 명확히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물가 우려에 반도체·추경까지…약해진 인하 명분

 

전문가들은 물가·환율·집값 우려와 함께 반도체·추경의 경기 방어 효과 등이 금리 인하를 막는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환율이 1500원을 훌쩍 넘었고, 이란 전쟁으로 물가 우려는 2~3개월 전보다 커진 만큼 한은이 금리를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도 "반도체 수출 확대로 당장의 금리 인하 명분은 약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추경 규모가 꽤 큰 상황에서 금리까지 내리면 물가 불안을 부추길 수 있어 인하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인상 가능성도↓…"전쟁 영향 가늠 일러·정부 정책과 상충"

연합뉴스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중동 전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가 이른데다 추경 등 재정정책과 상충한다는 이유에서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이외 부문이 여전히 미약한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한은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기보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제어 차원에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소장은 "정부가 추경 등으로 경기 충격에 대응하고 있는데, 한은이 금리를 올려 시중 자금을 거둬들일 경우 정부의 재정 지출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며 "(금리 인상은) 한은이 지금 선택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연내 인상 관측 늘어…"물가 상당폭 오르면 1~2회 가능성"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은이 당장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작지만, 지난 2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중동전쟁 발발로 물가와 환율 위험이 고조되면서 연내 인상 관측은 늘었다.
 
장민 선임연구위원은 "물가 상승세에 따라 (금통위가) 하반기 중 금리를 한 두차례 올려 연말 기준금리가 3.00%에 이를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안재균 연구위원은 "이란 사태 후 올해 국제 유가 가정치를 배럴당 평균 85달러로 높이면서 기준금리 예상 경로도 연내 동결에서 4분기 1회 인상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는 세계국채지수(WGBI)자금 유입이 마무리되고, 근원물가가 2% 중반을 넘어서는 10월에 한 차례 인상될 것"이라고 봤고,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3분기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연중 동결을, 안예하 선임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중동 전쟁이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고유가와 고환율 충격이 시차를 두고 반영될 가능성이 커 물가 상방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번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선 기준금리 수준 자체보다 향후 물가와 금리 경로에 대한 표현 수위와 톤 변화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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