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광주 기초단체장 경선이 하나둘 마무리되면서 본선 대진표가 사실상 윤곽을 드러냈다. 동구·북구·광산구는 야권 후보가 도전장을 내며 경쟁 구도가 형성됐지만, 서구와 남구는 민주당 단독 출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무투표 당선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선거 경쟁이 사라진 구조가 반복되면서 정치 다양성과 유권자 선택권이 약화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동구는 더불어민주당 임택 후보와 조국혁신당 김성환 후보가 맞붙는 양자 구도가 예상된다. 북구는 민주당 경선에서 신수정 후보와 정다은 후보가 결선을 치르는 가운데, 진보당 김주업 후보가 본선 준비에 나서고 있다. 광산구는 민주당 박병규 후보와 진보당 정희성 후보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반면 서구와 남구는 상황이 다르다. 민주당 김이강, 김병내 후보 외에 뚜렷한 경쟁 후보가 없는 상태다. 후보 등록 마감까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두 곳에서는 투표 없이 당선자가 결정되는 무투표 당선이 유력하다.
다수의 기초단체장 후보를 낼 것으로 보였던 조국혁신당도 현실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있는 기초의원 중심으로 후보를 내는 상황이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의 경쟁 구도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투표 당선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유권자의 선택 과정 자체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원리와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특정 정당 쏠림이 강한 광주에서는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광주에서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광산구청장 선거에서 박병규 후보가 단독 출마해 무투표 당선된 바 있다. 다만 대부분 선거에서는 형식적이나마 경쟁 구도가 유지돼 왔다는 점에서, 무투표 당선은 상대적으로 드문 사례로 꼽힌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는 2곳에서 동시에 무투표 당선 가능성이 거론된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결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독점 구도 속에 경쟁 후보 자체가 사라지는 흐름이 더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 이정현 전 대표가 전남광주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만큼 일부 기초단체장 선거에 후보를 낼지 여부도 변수로 꼽힌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실상 경선이 본선 역할을 대신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선 이후 본선 경쟁이 실종되면서 정책 검증과 견제 기능이 약화된다는 지적이다. 후보의 자질과 공약을 비교할 기회가 줄어들고, 유권자의 선택권도 형식적으로 축소된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당 내부 경선이 아무리 치열해도 본선에서 경쟁이 없으면 시민이 후보를 평가할 기회가 사라진다"며 "정치 다양성과 책임정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광주 구청장 선거는 민주당 독점 체제 아래 무투표 당선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낼 전망이다. 지역 정치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제도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